[해설]네이버, ‘에피폴라’ 인수로 자율주행차 3D지도 확보 나선다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비한 '내비게이션' 확보 작업
도로변 건물 사진 모아 3D 데이터로 변환 가능
  • 등록 2017-03-27 오전 11:44:16

    수정 2017-03-27 오후 1:52:3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네이버(035420)의 기술전문회사 네이버랩스(대표 송창현, 네이버 CTO)이 3D 전문 기술기업인 에피폴라(대표 김기태)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

에피폴라는 지난 2015년 설립된 업체로 사람들이 찍은 사진을 확보해 3D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를테면 도로 변 건물 사진을 모아서 3D 데이터로 변환해 네비게이션에 활용할 수 있다. 똑똑한 내비게이션은 자율주행차의 핵심이다.

네이버의 투자 금액은 양사 합의에 따라 비밀이나 수십 억원 대는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에피폴라 인수에 대해 3D 지도,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서비스 및 3D 콘텐츠 생산에 필요한 3D 맵핑 기술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차를 준비하는 글로벌 기업들 역시 앞다퉈 대규모 투자를 통해 3D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관련 스타트업들의 지분을 인수하며 총력전을 펴고 있다.

핵심은 3D 맵핑(3D Mapping) 기술이다.

3D 맵핑은 자율주행차 운행에 필요한 3D 정밀지도를 구축하거나 AR 화면 구현을 위해 평면 이미지, 주변 환경 등을 3차원으로 전환하는데 활용되된다. 공간 정보를 기반으로 한신산업 분야가 확산되면서 3D 기술이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필수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에피폴라 역시 이런 기술을 갖고 있다.

애플의 대규모 베팅, 구글의 장기 프로젝트 탱고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별도의 대규모 팀을 꾸리고 AR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플은 일찍이 2013년 이스라엘의 3D 센싱 전문 업체인 프라임센스(PrimeSense) 인수를 시작으로 3D 맵핑 기술을 다루는 카메라 업체 링스(Linx), AR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메타이오(Metaio) 등 최근 3년 동안 다양한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3D 기술 확보에 힘을 쏟아왔다.

오큘러스와 매직리프, MS, 아마존, 돌비 등 여러 경쟁사에서 전문 인력들을 영입했다. 애플의 AR 팀은 돌비 임원 출신으로 2015년 애플에 합류한 마이크 록웰이 이끌고 있으며, 아마존의 가상현실 플랫폼을 이끌던 엔지니어 코디 화이트와 오큘러스에서 영입한 유리 페트로프, 홀로렌즈와 구글어스를 담당했던 아비 바르지브 등 수백 명의 엔지니어가 AR 프로젝트에 매달리고 있다.

지난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AR을 스마트폰과 같은 근본적이고 혁명적인 기술로 본다”며, “사람들이 언젠가 하루 3끼를 먹는 것처럼 매일 AR을 경험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플의 본격적인 행보에 앞서 모바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구글과 페이스북도 경쟁을 시작했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얻은 3D 맵핑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탱고(Tango)를 발표했고 지난해 레노버 AR 폰을 시작으로 ‘모든 세상을 3D로 스캔하겠다’는 포부를 실현하고 있다. 작년 구글 I/O 행사에서 공개한 VR 플래폼 ‘데이드림 뷰’도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VR 하드웨어 역량 강화를 위해 20억 달러에 인수한 오큘러스를 중심으로 3D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오큘러스 개발자 행사에 참석한 마크 저커버그 CEO는 오큘러스 VR 헤드셋의 새로운 제품을 직접 착용하고 기능들을 선보이면서 “가상현실이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차 업계도 합종연횡, 3D 지도 확보 전쟁

3D를 활용한 지도는 스스로 운행하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 자율주행 중 영역 내에 있는 주변 사물을 정확하게 인식하기 위해서 정밀지도를 넘어선 초정밀 3D 지도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

지난 1월 인텔이 지도 서비스 업체 ‘히어(Here)’의 지분 15%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히어는 핀란드의 노키아가 설립한 지도 서비스 업체로 2015년 아우디, BMW, 벤츠 등 독일 자동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에 30억 달러에 인수된 바 이다. 인텔보다 먼저 지난해 12월에는 텐센트도 히어의 지분을 인수했다.

히어가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3D 내비게이션 기술과의 합작을 노리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제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에서도 지난해 3월 도요타, 닛산, 혼다 등 6개 자동차 회사와 덴소, 파나소닉 등의 부품회사가 연합해 3D 지도 제작 기술의 공동 개발을 위해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애플과 구글, 양대 IT 기업 또한 일찌감치 3D 기술 연구에 주목했다.

애플은 2010년과 2011년, 3D 맵핑 기술 업체인 캐나다의 폴리9(Poly9)과 스웨덴의 C3 테크놀로지(C3 Technologies)를 연달아 인수하면서 3D 지도 데이터 구축에 힘써왔다. 또한 2012년부터 네덜란드 내비게이션 업체인 톰톰과의 지도 공급 계약을 맺어왔으며, 지난해 중국 최대의 차량공유 업체인 ‘디디추싱’에 1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유럽과 중국에서도 3D 지도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2004년 3D 지도 기술을 보유한 키홀(Keyhole)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3D 지도 제작에 착수했던 구글은 ‘구글 어스’, ‘스트리트 뷰’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10년 이상 공격적으로 투자해왔다. 2013년에는 이스라엘의 소셜 기반 GPS 기술업체인 웨이즈(Waze)를 10억 달러에 인수하며 정밀지도 제작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성장한 차량공유 사업자 우버도 지난 2016년 8월, 5억 달러를 투자해 전 세계 지도 구축에 나서겠다고 공표했으며, 지난달에는 싱가포르에서의 3D 지도 제작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가 3D 맵핑 기술 스타트업인 ㈜에피폴라를 인수한다고 밝히면서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3D 기술은 AI와 더불어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집중적으로 연구개발 해나가야 할 분야”라며 “치열하게 경쟁 중인 글로벌 플레이어들에 맞서, 국내서도 3D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콘텐츠 개발을 위한 기술 연구가 가속화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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