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아크로포레스트 ‘당첨’되고 싶다

  • 등록 2020-05-28 오후 12:00:00

    수정 2020-05-28 오후 12:00:00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서울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당첨되고 싶다. 시세 차익만 자그마치 10억원이다. 살 수 없어도 당첨만 된다면.”

그래서 몰렸다. 3가구(전용면적 97㎡·159㎡·198㎡) 모집에 총 26만명. 역대급이다. 모두가 무순위 청약에 도전하며 ‘줍줍’(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 기회를 노렸다. 주택형별로 각각 17억4100만원, 30억4200만원, 37억5800만원이다. 3년 전 분양가다. 청약자들은 “당장 3억도 없는데 어떻게 30억짜리 집을 사느냐”면서도 청약 홈페이지를 ‘광(狂)클릭’했다.

언제부터인가 아파트 청약은 ‘로또복권’이 됐다. 3년 전 집값, 이미 그 수준은 주변 아파트와의 시세차익을 보면 로또 당첨금 정도는 되는 셈이다.

정부는 집값을 3년 전으로 돌려놓겠다고 했다. 19번의 일관된 정책을 내놨다. 대출규제와 분양가상한제로 집값 상승 주범인 ‘갭투자’를 막고 분양가를 억눌러 아파트 시세를 하향 평준화한다는 게 청사진이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5월 6억635만원에서 9억2013만원(올해 5월 기준)으로 3억1000만원이 올랐다.

‘부동산안정화’ 명분은 지금도 유효한가. 로또는 만 19세 이상 남녀노소 대박을 꿈꿀 수 있다. 그러나 ‘청약로또’는 현금이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가 부여된다. 로또청약 뒤에 ‘현금부자’라는 말이 꼭 따라붙는다. 9억원 이상 아파트는 대출이 아예 안 되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서민들에게 서울아파트는 ‘꿈’도 못 꾸는 집이 됐다.

지금까지 19번의 부동산대책이 나왔지만 집값은 오히려 가파르게 올랐다. 20번째 대책은 공급정책 위주로 시장이 원하는 니즈를 충분히 반영해보는 실험도 한 번쯤은 어떨까. 적어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독점 등 말 많은 분양가상한제도는 다시 봐야한다. ‘로또청약’ 투기판 조장을 했다는 오점을 남겨서는 안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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