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식품 이물질 사고의 80% 이상은 벌레 등이 들어간 경우다. 그러나 금속검출기나 방사선검사기는 식품 속의 돌과 유리, 금속 등 딱딱한 이물질을 검출할 수 있지만 벌레나 섬유, 머리카락 등은 찾아내기 어렵다.
국내 연구진이 빛과 전파의 특성을 모두 갖는 ‘테라헤르츠파’(Terahertz wave·THz)를 이용해 벌레와 섬유 등 부드러운 물질도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
최성욱(43)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팀은 1㎜ 해상도와 초당 50cm의 촬영속도가 가능한 테라헤르츠파 기반 물체검사장치를 만들어 중소기업 (주)티이씨씨(대표 황병욱)에 기술이전(기술료 5억원·경상실시료 매출액 3%) 했다.
| 테라헤르츠파 물체검사장치를 활용한 식품이물검사로 초코릿 속 금속이물과 과자 속 플라스틱 조각, 라면분말 속 귀뚜라미 등을 검출했다. 미래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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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대역이 30~3000㎛(1㎛ = 100만 분의 1m)인 테라헤르츠파는 빛의 물질 흡수력과 전파의 투과력을 동시에 가진다. X- 레이 에너지의 100만분의 1 수준으로 방사선 노출이 매우 적어 인체에도 무해하다.
이 파동이 식품을 통과할 때 식품 내 이물질의 굴절률과 흡수율에 의한 세기변화를 영상화해 벌레와 섬유 등을 찾아내는 것이다.
기존에도 테라헤르츠파 영상을 이용한 검출장치가 있다. 그러나 1초에 1㎝의 촬영속도도 내기 어려워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 최성욱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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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의 개발품은 1초에 50㎝의 속도로 1㎜ 크기의 금속과 유리와 함께 벌레와 섬유 등을 검출할 수 있다. 특히 수십시간 이상 연속작동이 가능해 식품생산 현장에 적용하기에 알맞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커피가루와 초콜릿, 설탕, 밀가루 등의 이물질을 거의 완벽하게 잡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출력 광원개발과 고감도 검출기 개발 등 기술개발을 더 하면 라면과 김 등의 이물질도 검출할 수 있다.
최성욱 연구원은 “과학기술로 불량식품을 근절하겠다”며 “이 밖에 홍삼 품질검사와 우편물 및 택배의 유해화학물 검출, 자동차와 배 등의 플라스틱 재질 동체균열에 대한 비파괴 검사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티이씨시 측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해 국내 시장은 물론 미국과 중국 등 해외신장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 테라헤르츠파 물체검사장치 모델링 및 시제품 사진. 미래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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