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박정수 기자] 펀드시장에서 소리없는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펀드 명가` 신영자산운용이 인공지능(AI)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가치투자의 대가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의 중소형주펀드 출시에 이은 다음 행보라 주목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은 박선우 수석운용역을 팀장으로 한 AI펀드팀을 꾸려서 2년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신영 AI펀드의 정확한 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이지만 현재 막바지 연구에 한창이라는 소문이다. 일반적으로 AI펀드 출시까지 3년의 연구 기간을 둔다는 점을 놓고 볼 때 신영 역시 내년쯤이면 AI펀드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 사장도 “AI펀드를 우리 기준으로 만들어서 실전 연습 중”이라며 “담당 팀에서 이익의 질, 밸류에이션, 모멘텀, 배당 등 기준에 맞춰 여러 모형을 만들어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신영에서 준비 중인 AI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시장수익률 플러스(+) 알파다.
최근 허 사장의 관심이 AI펀드에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허 사장은 억대 자금을 강방천 회장이 이끄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서 지난 7월 출시한 AI펀드에 투자한 바 있다. 아직까지는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허 사장은 개의치 않고 두 차례 더 추가 불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이유로 허 사장은 미래에셋의 ‘미래에셋AI스마트베타펀드’에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9일 설정된 이 펀드에 허 사장이 가입한 것은 1월25일이다. 펀드 설정 초기부터 자금을 투자할 정도로 AI펀드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한 셈. 허 사장은 이 펀드에 투자해 20%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허 사장이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며 “최근 AI펀드에 연이어 거액을 투자하는 것은 신영에서 AI펀드를 출시하기 전 사전 정보수집 성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자산운용사들이 AI펀드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신뢰성 회복이 가장 크다. 주가 급락이나 급등시 펀드매니저의 투자에는 감정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만 AI펀드는 냉정하게 짜여진 프로그램대로 투자한다. 따라서 인간이 범할 수 있는 심리적인 오류나 결정 장애를 방지, 충분히 원하는 기대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현재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AI를 활용한 펀드를 출시해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비롯해 NH-아문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등이 30여개의 펀드를 지난해부터 꾸준히 출시해 운용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