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1일 치매DTC융합연구단 김영수, 양승훈 박사팀은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이상 현상을 동반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인 네크로스타틴-원(Necrostatin-1)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합성신약은 동시에 두 단백질을 직접 뇌에서 조절하고, 치매 증상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켜줄 수 있는 물질로, 국제적으로 처음 보고되는 치료방법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환자의 뇌에서 베타아밀로이드의 집적으로 인해 나타나는 신경반과 타우단백질의 과다인산화·집적으로 인해 나타나는 신경섬유다발의 형성이 주요 특징으로 관찰되고 있다. 현대인의 10대 사망 원인 질환 중 유일하게 예방 및 치료 방법이 없는 질병으로 치매의 60~8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특징은 뇌 속에 존재하는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이상 현상으로, 이들을 각각 표적하는 약물이 개발된 바 있으나 연이은 임상실패로 인해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들은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두 개의 학파로 나뉘어 어떤 단백질을 조절해야 알츠하이머 치료가 가능한지 20년 넘게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KIST 김영수 박사, 양승훈 박사팀은 Necrostatin-1(네크로스타틴-원)이라는 신약 후보물질을 알츠하이머 생쥐에 투약했을 때,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체가 뇌에서 현저하게 감소되며, 타우 단백질의 과다인산화 및 응집현상 역시 억제된다는 기능을 밝혀냈다. 알츠하이머병 주요 원인 단백질을 모두 표적 억제하기 때문에, 뇌세포 사멸을 억제시키고 인지기능이 개선되는 효능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네크로스타틴-1을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생쥐에게 3개월간 투여한 후 뇌기능의 변화를 관찰했고, 인지 능력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와 대뇌피질 부위에 있는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 및 타우단백질 과다인산화가 모두 제거된 것을 발견했다.
생쥐의 기억력 검사인 행동시험(Y-maze, Passive avoidance)에서 약물이 투여된 알츠하이머 생쥐의 인지 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 것을 알 수 있었으며, 또한,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면 나타나는 뇌 신경세포의 사멸 및 뇌 구조의 파괴 등의 증상 역시 사라짐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베타아밀로이드 및 타우를 각각 별개로 억제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기존의 치료제 개발방법과 차별된다. 개발된 네크로스타틴-1은 병의 증상과 함께 나타나는 뇌신경세포사멸 기전 조절을 통한 새로운 치료방법이며,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신약후보물질이다.
김영수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적으로 오랜 논쟁의 대상인 ‘아밀로이드 vs 타우’ 가설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했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며, “이번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알츠하이머병의 병리학적 원인 규명 및 근원적 치료제 개발 연구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승훈 박사는 “세포자연사(apoptosis)와 괴사(necrosis)가 합쳐진 개념인 네크롭토시스(necroptosis)가 뇌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광범위하게 연구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이상천) 치매DTC융합연구단(단장:배애님 박사/KIST) 및 교육부(장관 이준식, 전담기관:한국연구재단) 대통령 Post-Doc 펠로우십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과학지인 ‘EMBO Molecular Medicine’(IF:9.5, JCR:5.6%)에 17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