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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스팩의 콜옵션(Warrant·사전에 정해진 가격이 보통주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을 회계상 지분 상품, 즉 자본으로 일괄 분류하는 것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워런트를 경우에 따라선 부채로 분류하라는 지침이다.
통상 워런트는 보통주와 고정된 비율로 교환되기 때문에 회계상 지분 상품으로 처리해왔다.
미국의 스팩은 기업공개(IPO)를 할 때 우리나라처럼 보통주가 아닌 유닛(Unit) 형태로 상장한다. 유닛은 보통주 1주와 워런트 ‘1/n’으로 구성된다. 워런트는 사전에 정해진 가격으로 보통주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에 스팩 초기 투자자들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유용한 장치 중 하나다.
SEC의 이런 조치로 인해 스팩 상장 심사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SEC의 조치가 모호하기 때문에 스팩을 외부감사하는 회계법인은 회계처리 기준이 명확해질 때까지 감사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회계처리 변경에 따라 재무제표 등을 다시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 비용 등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SEC가 스팩이 칼을 들이댄 것은 작년와 올해 이어지는 스팩 투자 열풍이 과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팩은 정식 IPO 대비 심사가 덜 까다롭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기업의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에 약 300개의 스팩이 상장했고 약 900억달러의 자금을 흡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