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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야권과) 대화를 위해 잠시 휴식기를 갖기로 했다. 국민 분열을 방지하고 폭넓은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사법 개혁 입법안에 대한 2∼3차 독회(讀會)는 의회 휴회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입법 절차를 연기한 것은 “내전을 피하기 위한 기회”라며 “우리는 현재 위험한 갈림길에 서 있다. 위기 상황에서는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 개혁을 반대해온 야권을 겨냥해 “나라를 갈라놓는 소수 극단주의자가 있지만 나는 나라를 갈라놓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야권 및 국민 반발만 키웠다. 공항부터 병원, 유치원까지 보건·교통·은행 등 핵심 산업의 대규모 파업과 전국 단위의 항의시위가 지속되며 경제활동이 대부분 멈춰섰고 국가 경제는 심각한 혼란에 빠졌다. 법조계의 저항 역시 거세지고 있는 데다, 군 전력의 한축을 이루는 예비역 군인들은 잇따라 훈련 불참을 선언하며 복부 거부 움직임까지 보였다. 정치적으로도 연정 붕괴 등 고립 위기에 놓인 네타냐후 총리는 결국 입법 연기라는 결단을 내리게 됐다.
야권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 이후 “입법 중단이 실질적으로, 그리고 완전하게 중단되면 우리는 정말로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어제 그(네타냐후 총리)가 측근들에게 진정한 입법 중단은 아니라고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과거에도 (거짓말을) 경험했던 바 이번에도 그의 말에 속임수가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역시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사법 개혁 철회가 아닌 일시 중단에 그친 것에 우려를 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타협을 위한 추가적인 기회를 환영한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조속히 타협안을 찾길 촉구한다”면서도 “민주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는 최대한 광범위한 대중 지지를 발판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우린 (이스라엘의) 최근 상황에 대해 여전히 우려한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