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폭 주도한 1900억대 불법 선물사이트 운영진 재판 넘겨

40명 적발해 13명 구속기소, 8명 불구속기소
BJ와 짜고 투자자 유치하고 중국에 콜센터 운영도
일당 중에는 대구 지역 조폭 개입해 범행 주도해
檢 범죄수익 53억에 추징보전 등 환수 작업 속도
  • 등록 2020-11-19 오전 11:26:48

    수정 2020-11-19 오전 11:26:48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증권 전문 BJ(인터넷방송 진행자)와 짜고 투자자를 끌어모아 1900억원대 불법 선물거래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들이 검찰 수사 끝에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 범행은 사실상 대구지역 조직폭력배가 개입·주도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투자자들에 손해보는 베팅(반대 베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올린 것으로도 파악됐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이데일리DB)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형사부(부장 원지애)는 2014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중국에 콜센터를 두고 자체 제작한 홈트레이딩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상 선물거래를 하게 해 19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린 불법 선물거래 사이트 운영조직을 수사한 결과 총 40명을 적발하고, 이중 13명을 구속기소하고 8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와 함께 대가를 받고 회원을 유치한 BJ 등 14명을 약식기소하고, 대포계좌 공급책 등 5명을 기소중지 내지 참고인중지 했다.

통상 거래소 허가를 받은 증권사는 많게는 3000만원 정도의 증거금을 요구하는데, 이들 일당은 30만원 수준의 소액으로 선물거래를 가능하게 해 단기간 다수의 사람들을 끌어모아 거래수수료로 기본수익을 창출했다.

거래수수료 외에도 이용자들 사이에 이익과 손실이 분배되는 실제 거래와 달리 가상거래를 하게 한 뒤 이용자의 이익과 손실차액을 추가 수익으로 가져오기도 했다.

이들 일당은 이같은 구조를 악용, 가상거래로 발생한 이용자의 투자 손실액이 커질수록 운영진의 이익이 커지는 점을 이용해 속칭 ‘리딩 전문가’로 불리는 BJ들을 내세워 반대 베팅을 유도하거나 수익을 내는 이용자의 사이트 접속을 차단시켜 53여억원 상당의 불법 수익을 취득했다.

구체적으로 지분권자인 윤모씨는 일당들과 순차 공모해 국내영업팀 총괄책임자를 맡아 거래소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선물거래 사이트를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하모씨 등 BJ 14명은 대가를 받고 해당 사이트에 투자자를 유치했다. 또 다른 지분권자이자인 이모씨 등은 중국 콜센터팀을 맡았고, 임모씨 등은 대포계좌 및 대포폰을 공급하는 팀을 맡아 운영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 중에는 대구 지역 조폭사범이 포함돼 있으며, 사실상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번 기소 결정과 함께 이들 일당의 범죄수익에 대한 환수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23여억원의 범죄수익에 대해 추징보전결정을 받았다. 윤씨의 경우 차명으로 보유한 아파트 13채 및 토지 14필지에 대해 집행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나머지 범죄수익 30여억원에 대해서도 당청 범죄수익환수부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추징보전을 청구하는 등 범죄수익 환수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기소된 이들은 수사 진행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뤄졌는데, 가장 먼저 기소된 주범 윤씨는 올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월이 확정됐다. 또 중국 콜센터에서 주간 자금팀장을 맡아 직원 관리, 수익금 및 배당금 집행 등을 업무를 맡은 이모씨 역시 이달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을 확정받았다. 이씨의 경우 해외 도주 중 베트남에서 체포돼 송환된 인물이기도 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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