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의 습격…美, 코로나 확진자 2명 중 1명은 '델타' 가능성

美백악관 “70% 성인 1차 접종 목표…몇주 더 걸릴듯”
파우치 “델타 변이 확산, 英과 비슷…美방역 최대 위협”
델타 변이, 세계 경제회복에도 최대 변수 급부상
  • 등록 2021-06-23 오후 2:56:37

    수정 2021-06-23 오후 2:56:37

(사진=AFP)
[이데일리 이정훈 방성훈 기자]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성인 70%에게 최소 한 차례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미국 내 델타 변이(인도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데다, 미 젊은 계층이 백신 접종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어서다.

7월 중순이면 미국 내 신규 확진자 2명 중 1명이 델타 변이 감염자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이제 막 재개하기 시작한 미 경제 활동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도 재봉쇄에 돌입하는 등 영국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델타 변이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회복에 최대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美백악관 “70% 성인 1차 접종 목표…몇주 더 걸릴듯”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22일(현지시간) “이날까지의 백신 접종 추세로 보면 7월 4일까지 27세 이상 성인의 70%가 백신을 맞게 된다”면서 “이는 당초 계획보다 몇 주일 더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독립기념일 이후 몇 주 뒤 우리는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18세 이상’ 미국 성인 70%에게 최소 한 차례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달성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란 얘기다. 자이언츠 조정관은 다만 “30세 이상 성인만 놓고 보면 70% 이상 접종하겠다는 대통령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젊은이들이 백신 접종에 소극적이라는 점이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 달성이 차질을 빚게 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젊은 계층의 접종률이 중장년층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CDC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 중 최소 1차례 백신 접종을 마친 비율은 65.4%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 4월 접종률이 고점을 찍은 뒤 지속 감소하고 있다.

자이언츠 조정관은 “18∼26세 성인이 접종하도록 설득하는 게 더 큰 과제”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실은 많은 미 젊은이들이 코로나19가 그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백신 접종에 대한 열망도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사진=AFP)
파우치 “델타 변이 확산, 英과 비슷…美방역 최대 위협”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며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 내 감염병 관련 최고 자문역을 맡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델타 변이(인도 변이)가 코로나19 방역에 있어서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화상으로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인도에서 처음 발생한 델타 변이가 2주일 전만 해도 미국 내 신규 확진자의 10%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벌써 20%를 넘어서고 있다”며 빠른 감염 속도에 극도의 경계감을 드러냈다.

파우치 소장은 “델타 변이는 영국에서 처음 발생한 알파 변이와 비슷한 패턴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에서의 상황과 유사하게 델타 변이는 현재 코로나19를 박멸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에 가장 큰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기존 알파 변이보다 60% 이상 높은 전염력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구유전체학업체 헬릭스의 윌리엄 리 과학담당 부사장을 인용해 “7월 초중순께엔 미국 내 신규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이 델타 변이 감염자가 될 것”이라며 향후 2~3주 안에 지배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 막 활동을 재개한 미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유럽에선 이미 지배종으로 자리잡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바이러스 정보 공유 기구(GISAID)의 통계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 가운데 델타 변이 감염자 비중은 영국이 98%로 가장 높았으며, 포르투갈 96%, 이탈리아 26%, 벨기에 16%, 독일 15%, 프랑스 6.9% 등이 뒤를 이었다.

(사진=AFP)
델타 변이, 세계 경제회복에도 최대 변수 급부상

델타 변이는 글로벌 경제회복에 있어서도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미 지배종이 된 유럽에선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영국은 당초 21일 예정돼 있던 방역 규제 전면 해제를 다음 달 19일로 연기했고, 포르투갈은 수도 리스본에 지난 19일부터 3일 동안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WSJ은 “유럽 주요 경제대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선 아직 델타 변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최근 몇 주 동안 감염률이 2배 이상 급증했다”며 “유럽 전역에 빠른 속도로 전파되며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에서조차 우려가 확산하자, 백신 접종률이 낮거나 아직 접종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저소득·개발도상국에선 비상이 걸렸다. 이들 국가까지 델타 변이에 타격을 입게 되면 세계 경제 회복은 더욱 지연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로썬 백신 접종 외엔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다. 파우치 소장은 “기존 코로나19 백신은 전염성이 높은 새로운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며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것을 사용해 발병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며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비상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크 라이언 박사도 “델타 변이는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모두가 지금 당장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진국들이 백신을 (저소득국에) 기부해줘야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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