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 FTA는 재앙"…개정 3차협상 '첩첩산중'

외각에서 협상 강도 높이는 트럼프
'이익 균형' 협상이지만 일방적 수세
韓 WTO제소카드 활용해 반격 시도
美 WTO 무력화시도로 실효성 의문
한국GM '철수카드'도 변수되나
  • 등록 2018-02-14 오후 3:13:15

    수정 2018-02-14 오후 3:13:15

사진=AP/뉴시스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협상은 기본적으로 ‘제로섬’ 게임이다. 우리 측이 받는 게 있다면 내주는 것도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도 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이익 균형’ 관점에서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치광이 전략’으로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오는 3월초 미국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을 시작한다. 양측은 1~2차에서 논의된 사항을 좀 더 진전시키며 협상에 속도를 내겠다는 생각이다. 미국의 ‘패’는 이미 상당수 드러났다. 미국 중서부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 지지로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 결과 미국의 자동차, 철강 분야에서 큰 피해를 봤다고 누차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여야 상하원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한국과 협정은 재앙”이라며 “한국과 매우, 매우 나쁜 무역협정을 맺어 손실만 낳았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실제 미국측은 지난 1~2차 협상에서 자동차 및 부품 관련 한국의 비관세무역장벽 해소 및 수입 원산지 규정 강화 등을 집중적으로 개선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은 또 다른 협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자동차 비관세장벽 등을 미측과 논의하고 있지만 한국GM과 같은 개별기업의 사안을 개정협상에서 논의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하긴 했지만, 미국측은 한국GM의 철수를 ‘미끼’ 삼아 이런 요구를 더욱 강하게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무차별적 ‘창’에 우리측은 반격카드보다는 ‘방패’만 내밀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무역 장벽을 낮추라는 미국의 공세에 우리는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와 세이프가드 이슈로 응수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게임이다.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창’을 미국이 애써 무디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히려 농산물 개방 확대라는 또 다른 공격카드를 내걸면서 우리측을 코너로 몰면서 유리한 협상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한국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를 꺼내들며 애써 기울어진 협상장을 평평하게 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정부는 14일 철강·변압기 수출과 관련해 미국이 ‘불리한 가용정보(AFA)’를 적용,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조치를 남발한 것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절차에 회부했다.

하지만 WTO 제소 실효성 역시 불투명하다. 현재 WTO 규정 위반을 판단하는 상소기구 위원 7인 중 3인이 공석이다. 지난 8월 사퇴한 김현종 본부장 외에 지난 7월과 12월 각각 임기 만료된 리카르도 에르난데스(Ricardo Ramirez-Hernandez, 멕시코)와 피터 반 덴 보쉐(Peter Van den Bossche, 벨기에) 위원의 후임자가 없다. 미국이 자국에 불리한 결정을 하는 상소기구에 대한 불만으로 후임 위원 선임절차 개시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통상전문가는 “가뜩이나 수세적으로 몰려 이뤄지는 개정협상인데 트럼프의 미치광이 전략으로 앞으로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며 “협상 결과를 봐야겠지만, 쉽지 않은 게임이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녀 골퍼' 이세희
  • 돌발 상황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