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시장이 단 건 배달로 고도화하면서 군소 배달대행업체가 고사할 판이라는 호소가 나오고 있다. 시장 상위업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자금력으로 격돌하면서 배달기사를 흡수해버리는 터에 버틸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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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화성시 동탄)에서 배달대행업체를 운영한다고 주장한 청원인은 “배달시장 정상화를 위해 배민과 쿠팡이츠 프로모션을 막아달라”며 “이로써 영세한 배달업체는 줄줄이 파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배민과 쿠팡이츠 라이더를 마주치면 그거 받고 하냐고, 우린 몇만 원이라면서 조롱한다”고 했다.
이런 사정은 여타 지역에서도 비슷하게 감지된다. 앞서 배달기사 200명이 떠난 곳은 경기 양주시에서 배달대행업체를 운영하는 A씨 사례다. A씨는 배달기사 500명을 둔 현지 최대 업체인데 지난달 하순 배민원 서비스가 이 지역에 들어오고서 배달기사가 40%가 이탈하고 매출은 35%가 감소했다고 한다.
A씨는 통화에서 “배민에서 고가의 배달료 프로모션을 하니 로컬 업체는 버틸 재간이 없다”며 “이미 업체가 문을 닫기 시작했고 이대로면 우리도 겨울을 넘기기 어려울 거 같다”고 말했다.
배민과 쿠팡이 이른바 단 건 배달을 시작한 지는 오래인데 갈등이 수면으로 올라온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배민은 올해 6월부터, 쿠팡은 2019년부터 각각 서비스를 론칭했다. 그간 서울과 광역시도 중심으로 이뤄지던 서비스가 최근 들어 지방으로까지 확산하는 추세다. 단 건 배달은 소비자 호응이 좋아서 아직은 배달업계의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영역이다.
문제는 배달 기사의 규모다. 수도권은 넉넉한 편이지만 시군으로 갈수록 부족한 게 현실이다. 배달 수요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어서 기사는 더 귀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단 건 배달에 걸맞은 시간 안에 배달을 맞추려면 기사 배달료를 올리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배달앱 관계자는 “배달기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늘어난 배달 수요를 맞추기 위해 비용을 감내하면서 배달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질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손해를 감수하는 것을 비판하기는 어려울 듯”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