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범죄' 인식 증가...훈육 목적 체벌엔 관대

복지부, 소셜 빅데이트 통한 아동학대 관련 국민 인식 분석 결과
아동학대 신고 건수 해마다 늘어...지난해 3만건 육박
  • 등록 2017-11-23 오후 1:11:07

    수정 2017-11-23 오후 5:36:33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지난 2014년 ‘아동학대범죄처벌법’을 제정하는 등 아동학대 근절 노력에 힘입어 국민들이 아동학대를 엄연한 범죄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훈육 목적의 체벌은 학대가 아니다’라는 인식도 여전해 체벌에 대해선 관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동학대 ‘가족 간 문제’서 ‘사회문제’로 인식

보건복지부는 한세대 홍문기 교수팀과 함께 소셜 빅데이터를 통해 최근 3년간(2014년 7월~2017년 7월) 아동학대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3년간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웹 문서와 미즈넷, 82cook 등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글 등에서 ‘폭력’, ‘학대’, ‘범죄’ 등 약 60여개의 키워드가 얼마나 언급되는지를 토대로 누리꾼의 아동학대 인식변화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온라인에서 아동학대에 대한 버즈량은 인천 어린이집 원아 폭행사건(2015년 12월), 인천 감금 초등생 탈출사건(2016년 1월), 평택 아동학대 사망사건(2016년 3월) 같은 아동학대 사건과 이슈가 발생할 때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즈량은 아동학대 관련 검색 키워드 표본을 바탕으로 수집된 웹문서 총량을 가리키는 용어로 아동학대 관련 유의미한 단어 150여개 중 50위권 내 단어를 상위권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아동학대와 관련 ‘범죄’라는 단어의 버즈량이 지난 2015년 25위에서 지난해 11위로 올라섰고 줄곧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아동학대가 ‘가족 간의 문제’에서 ‘사회문제’로 인식되는 경향이 한층 강화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래픽=보건복지부.
학대 유형에 대한 관심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대 유형별 버즈량은 여전히 신체 학대가 가장 많았으나 지난해에는 정서학대와 방임의 버즈량이 2014년 대비 2∼3배 증가해 정서학대와 방임에 대한 국민 관심도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방임의 경우 지난해 버즈량이 1만2322건으로 지난 2014년 3662건 대비 236% 증가했고, 정서학대도 지난해 8753건을 기록해 지난 2014년 3014건 대비 190% 늘었다.

지난해 아동학대 건수 2만9674건...‘훈육 목적 체벌 학대 아니다’ 인식 팽배

아동학대를 범죄로 보는 국민 인식 변화는 ‘2016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범정부 아동학대 종합대책’으로 신고의무자를 확대하는 등 제도 강화에 힘입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지난 2013년 1만3076건, 2014년 1만7791건, 2015년 1만9214건, 지난해 2만9674건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동학대 판정 건수도 2013년 6796건에서 2014년 1만27건, 2015년 1만1715건, 지난해 1만8700건 등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아동학대에 대한 공권력 개입도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평가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범죄처벌법’에 따라 상담원·경찰·공무원이 현장출동, 응급조치에 나선 사례는 지난해 5만3401건으로, 2014년 3만621건 대비 74.4% 증가했다. 경찰 단독 출동은 같은 기간 994건에서 5720건으로 475.5% 급증했고, 상담원·공무원·경찰 등이 동반 출동하는 사례도 5783건에서 17470건으로 202.1% 대폭 늘어났다.

그래픽=보건복지부.
다만 ‘훈육 목적의 체벌’과 관련된 상위 키워드는 ‘부모’, ‘엄마’, ‘학교’, ‘가르치다’ 등의 단어만 나타났을 뿐 ‘폭력’, ‘범죄’ 등 아동학대 관련 키워드는 나타나지 않았다. 여전히 ‘훈육 목적의 체벌은 학대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넓게 퍼져 있는 탓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개정한 ‘아동복지법’을 통해 아동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올바른 양육 방법을 확산하기 위한 부모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실제 양육 관련 키워드 분석에서는 상위 20위권 안팎으로 꾸준하게 ‘어렵다’, ‘스트레스’ 등의 단어가 높은 빈도로 등장해 양육 스트레스 해소와 올바른 양육방법 교육이 아동학대 해결에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변효순 복지부 아동학대대응팀장은 “체벌은 훈육의 수단이 될 수 없다”며 “정서학대, 방임 등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 역시 학대라는 것을 전 국민이 확고히 인식하도록 공익광고, 릴레인 캠페인 등 아동학대 예방 홍보를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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