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 들어 에쓰오일(S-OIL(010950)) 주가는 약 36%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096770) 주가도 24.3% 미끄러졌다.
정유주는 한때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이라고 불리며 주식시장 강세를 주도하던 업종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후 3년째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면서 오히려 코스피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종목 중 하나로 전락했다.
올 들어서는 지난 6월 이라크사태로 국제유가가 들썩이면서 반짝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시들해진 뒤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정유사는 원유를 수입해 석유제품으로 정제해 수출한다. 이 과정에서 통상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그 사이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정유사 입장에서는 비싼 가격에 원유를 사와 현재 하락한 수준의 가격에 석유제품을 판매해야 한다. 파는만큼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만큼 정유사에는 악재다.
정유사는 이미 지난 2분기에도 최악의 부진을 경험한 바 있다. 에스오일은 지난 2분기 영업손실 54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비 적자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50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시장기대치가 영업이익 925억원 수준었던 점을 감안할 때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성적이다.
여기에 3분기 들어 국제유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향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와 직결되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기 회복세 둔화도 정유주를 위협하고 있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까지 글로벌 정유설비 확대로 정제마진의 본격적인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국제유가가 추가로 대폭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다, 도입원유 프리미엄 하락으로 적자폭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유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