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전화 한통없이 상장폐지 공지, 또다른 피해자 안 생기길"

`뜬금 공지`에 업비트 원화마켓 쫓겨난 퀴즈톡 전창섭 대표
자료제출·추가소명 따랐지만 통보 없이 업비트 일방 공지
공지 다음날 텔레그램 문자만 달랑…"이유라도 알려줬어야"
빗썸·코인원 거래되지만 해외진출에 타격 될까 `노심초사`
"피해자 모집 후 대응…얼마나 큰 피해 줬는지 깨...
  • 등록 2021-06-15 오후 2:31:00

    수정 2021-06-15 오후 4:43:05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신뢰받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되겠다면서 자신들이 상장시킨 회사를 원화마켓에서 퇴출시키려 하면서도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는 게 너무 화나고 억울하죠. 우리와 같은 또다른 피해자가 없었으면 해 계속 문제 제기할 겁니다.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이번 일로 인한 피해자를 모으곤 있습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가 운영하는 원화마켓에서 갑작스럽게 퇴출 당할 지도 모를 위기에 처한 퀴즈톡의 전창섭 대표이사는 15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동안 이 사업을 하면서 꼼수를 부렸다면 지금처럼 강하게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제2의 퀴즈톡과 같은 업체나 투자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업비트는 페이코인, 마로, 옵저버, 솔브케어와 함께 퀴즈톡까지 총 5종의 가상자산에 대해 `18일 오후 12시부터 원화마켓 페어에서 제거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이 조치에 따라 18일 오후 12시 이후부터 이들 코인을 업비트에서 원화로 매매할 수 없게 된다.

업비트 측의 공지 이후 지인들과 투자자들로부터 오는 연락에 대응하랴, 퀴즈톡이 상장돼 있는 다른 거래소인 빗썸과 코인원 등에 이 사태를 소명하랴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는 전 대표는 “저희가 잘못한 것이라도 있으면 받아 들일텐데”라며 업비트 측의 처사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전 대표가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대목은 이 공지 전까지 업비트가 보인 스탠스였다.

업비트는 지난달 21일 퀴즈톡 측에 유의종목 지정 사유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회사는 6페이지 짜리 자료를 만들어 제출했다고 한다. 전 대표는 “지갑 사용자수가 적고 온체인 트랜잭션 수가 적다는 정도가 쟁점이었다”며 “우리 거래대금이 5000억원 정도로 이더리움 거래량보다 적다고 해서 앞으로 잘 해서 더 늘리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퀴즈를 풀어서 퀴즈톡 100원을 100개 보내 환전하면 1만원인데, ERC 수수료가 워낙 높아 2만5000원을 내야 하니 회원들에게 일단 포인트로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ERC 2.0 버전에서 수수료가 내려가면 그 때 환전하라고 권유했었을 뿐 우리 생태계는 잘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퀴즈톡은 업비트 상장 당시만 해도 회원수가 20만명에 불과했지만, 상장 6개월째인 현재 회원수는 50만명이 넘고 다운로드 건수도 67만건에 이른다.

이렇게 업비트 측이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고 추가로 소명까지 했는데, 이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한다. 전 대표는 “공지가 난 것도 지인이 전화 연락을 해서 알았다”면서 “거래소 측에 연락해도 아무도 받지 않아서 고객지원센터로 계속 연락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공지가 난 사흘 뒤인 14일에야 연락이 닿은 업비트 담당자는 공지 다음날에서야 상장 당시 서로 연결해뒀던 텔레그램 방에 `연락 달라`는 문자 하나만 새벽 1시 반쯤 덩그런히 남겨 놓고선 “연락했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전 대표는 “보안 차원에서 미리 연락을 못했다면 적어도 다음날 정도는 연락해서 원화마켓 페어 제거의 이유라도 설명해 주는 게 맞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특히 그토록 힘들게 연락이 닿은 업비트 담당자는 그나마 원화마켓 제거는 일정 기간 이후에 요건만 충족하면 재상장할 수 있으니 유의종목 지정보단 나은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고 한다. 또 정부와 상장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으니 그 때가 되면 결정이 바뀔 수도 있다고도 했다.

전 대표는 “그런 걸 원했던 게 아니라 내부적으로 어떤 평가기준에 따라 평가했고, 우리가 어떤 항목에서 몇점을 받아 얼마인 기준점에 미달됐는지, 또 어느 정도 점수를 높이면 재상장될 것인지를 확신시켜 주길 바랐다”며 “거래소 측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말로 답하지 말고 이메일로 피드백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지 나기 하루 전 갑자기 거래대금이 9000억원이나 돼 놀랐는데, 공지를 사전에 누가 알고 있었을까 의심스럽기도 하다”고 했다.

10년째 지퓨텍이라는 석유화학분석기 시스템사업을 하고 있는 그는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을 성공시키고 싶어 좋은 시절에도 가상자산공개(ICO)도 하지 않았고, 투자해 준 프라이빗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래소에 제출한 토큰 릴리스 노트보다 1억개나 덜 내 보낼 정도로 노력했다”며 “또 코인마켓캡과 API를 연계해서 투명하게 그 숫자도 공개해 왔던 만큼 더 억울하다”고 말했다.

그는 업비트와 재상장에 대한 얘기는 계속 나누겠지만 업비트 측의 과오를 바로 잡아 또 다른 피해자가 없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밝혔다.

전 대표는 “여전히 빗썸과 코인원 등에선 거래가 정상적으로 가능하지만, 그 공지 하나로 우리 코인을 샀던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봤고 회사 이미지도 망가졌다”며 “나날이 성장하고 있고 곧 해외 진출도 노리고 있었는데, 이번 일로 해외 상장에 문제가 될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금까지 회사에 접수된 피해사례만 500건 이상 되며 수 천억원대 피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현재 추가로 피해자들을 더 모으고 있다”면서 “업계 1위 거래소인 업비트이 이번 행동으로 인해 얼마나 큰 피해를 초래했는 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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