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JSA 귀순' 현장…숨막히는 긴장감, 곳곳에 피탄 흔적

유엔사, 국내·외 언론에 귀순 사건 당시 현장 공개
송영무 국방장관, 취재진과 함께 방문
남측 지역 피탄 자국 곳곳서 발견
송영무 국방장관 "한·미 군 협조하에 작전 성공적"
  • 등록 2017-11-27 오후 3:23:43

    수정 2017-11-27 오후 3:41:49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JSA경비대대장 권영환 중령으로부터 지난 13일 북한군 귀순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판문점(파주)=국방부 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27일 오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난 13일 북한군 1명이 총격을 입은채 남쪽 진영으로 넘어온 현장이다. 사건 직후 북한군은 JSA 경비 병력을 모두 교체하고 지휘부 등 간부들을 문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군사령부와 한·미 군 관계자들은 거듭 “아군 초소와 적 초소가 붙어 있어 안전에 위협되니 지정된 구역을 벗어나면 강력히 통제될 수 있다”며 “사건 발생 2주 정도 지났지만 굉장히 긴장된 분위기이기 때문에 경비병의 지시에 잘 따라달라”라고 당부했다.

남측 피탄 흔적, 긴박했던 당시 상황 연상케 해

유엔사가 이날 북한군 귀순 당시 현장을 국·내외 언론에 공개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동행한 취재진은 오전 11시 16분경 JSA 지역을 관할하는 캠프 보니파스를 떠나 11시28분경 사건 현장인 JSA 내 ‘자유의 집’에 도착했다.

도착 당시 북측 판문각에는 관광객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북한 측 초소와 회담장 주변에도 북한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북한군 귀순 당시 추격조로부터 총격을 받은 곳으로 취재진 수십명이 몰려들자 2~3분 뒤 북한군 3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 측 군 관계자는 그들이 권총을 휴대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군사분계선(MDL) 바로 앞까지 다가와 1~2분 가량 취재진을 지켜보던 이들은 다시 북측 초소로 돌아가 우리 측 동태를 살폈다. 곧 북한군 1명이 카메라를 들고 초소에서 나와 취재진 쪽을 촬영하기도 했다.

북한군 귀순 과정에서 총격이 발생한 장소에 국내·외 취재진과 한·미 군인들이 몰리자 북한군 3명이 나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북한군 앞쪽에 1m 깊이의 도랑을 판 흔적이 있었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귀순자가 지프 차량을 이용해 넘으려고 했던 인근에 깊이 1m 이상의 도랑을 판 흔적도 볼 수 있었다. 차량이나 사람이 넘지 못하도록 장애물을 만든 것이다. 귀순 북한군은 당시 그의 지프 차량 바퀴가 이 근방 배수로에 빠지자 급히 내려 남쪽으로 달려오다 추격조로부터 40여발의 총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사건 현장에는 피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연상케했다. 특히 자유의 집 부속 건물인 대형 환기용 건물 겉 표면은 알루미늄 판넬이었는데 정면으로 3발, 측면에서 1발의 총상을 입은 자국이 있었다. 그 아래 시멘트 기둥과 바로 앞 향나무 등 곳곳에도 총탄 흔적이 보였다.

당시 귀순자의 신병 확보 작전을 진두지휘했던 JSA 경비대대장 권영환 중령은 “다행히 귀순자가 쓰러져 있던 곳은 부속건물 옆 벽면 아래 움푹 패인 곳으로 당시 북한군이 총을 쏘던 곳에서는 사각지대 였다. 낙엽에 덮여 있었다”면서 “그러나 언덕에 있는 북한군 초소에서는 관측과 사격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상황 발생 직후 전투준비 완료…宋 장관 “성공적인 작전”

권 중령은 송 장관과 취재진에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적 지원부대가 증원되는 것에 따라 우리 측 현장 중대장이 이에 대응해 주요 장소에 병력을 다 배치한 상태였다”면서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당시 전투 준비는 끝나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군사령부 관계자가 ‘자유의 집’ 부속 건물 겉 표면에 남아있는 피탄 자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또 권 중령은 “(귀순자를) 처음에는 CCTV로 찾다가 원거리여서 식별이 어려웠다”면서 “그래서 주간이긴 하지만 감시병이 열상감시장비(TOD)를 돌리기 시작해 최초 식별했다”고 말했다. 원래 TOD는 위협 예상 지역인 개성공단 쪽을 감시하는 장비지만, 당시 감시병과 감시반장이 기지를 발휘해 우리 측에 위협이 되지 않는 장소를 수색하다 귀순자를 발견했다는 설명이다.

송 장관은 이 자리에서 “(언론 등이)현장 대응이 왜 16분이나 늦었느냐고 지적하지만, 전투병력이 일찍 배치됐고 CCTV와 TOD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찾은 것은 적절하게 잘 대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미 양국 장병들에게 “여러분이 잘 대처했고, 한미 양국 군이 너무 잘 협조한 성공적인 작전이었다”고 치하했다.

특히 송 장관은 “북한은 더이상 귀순하는 사람한테 남쪽을 향해 총을 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정전협정 위반행위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것 역시 위반행위”라면서 “JSA 지역에서는 연발소총 같은 것은 갖지 못하게 돼 있는데 이 역시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사분계선 인근에 있는 나무에 피탄 흔적이 있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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