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포미니츠'의 숨은 주인공, 피아노의 비밀은

스타인웨이 피아노, 무대 도구로 이용
피아노 상판 위 연기 '아찔한 장면' 연출
"매일 조율 신경쓰며 철저히 관리"
원작 영화 연주 재현…내달 23일까지 공연
  • 등록 2021-04-14 오후 2:35:10

    수정 2021-04-14 오후 2:35:1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 7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개막한 창작뮤지컬 신작 ‘포미니츠’에는 숨은 주인공이 있다. 무대 한 가운데 놓여 있는 스타인웨이 피아노다.

억대 가격을 자랑하는 스타인웨이 피아노는 클래식 공연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악기다. 그러나 이번 뮤지컬에서는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 악기이자,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를 돕는 무대 소품으로 쓰인다. 특히 제니 역의 배우는 피아노 상판 위에 올라가 노래를 하고 연기를 하는 등 아찔한 광경을 연출한다.

뮤지컬 ‘포미니츠’의 한 장면(사진=정동극장)
지난 13일 열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창작진은 ‘포미니츠’의 또 다른 주인공 피아노의 비밀을 털어놨다. 이번 작품에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배우 양준모는 “피아노 상판의 경우 배우가 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따로 제작을 했다”며 “무대 세트용으로 제작한 만큼 피아노가 부서질 염려는 없지만 배우들도 신경을 써서 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공연에선 제니 외에도 뮈체, 한나 역의 배우들이 피아노를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조재철, 오은철이 무대 왼쪽 구석에 따로 설치된 피아노를 함께 연주하며 이들의 무대를 돕는다. 특히 제니가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4분의 연주는 피아노 현을 건드리고 타악기처럼 두드리는 등 원작 영화의 명장면을 그대로 재현해 눈길을 끈다.

양준모는 “관객 입장에선 피아노 연주 장면이 불안하게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고 현대음악에서는 볼 수 있는 연주 방식이다”라며 “다면 우리 공연은 1주일 내내 이렇게 연주를 하는 만큼 조율에도 매번 신경을 쓰며 피아노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에게는 무대 위에서 춤, 노래, 연기 뿐만 아니라 피아노 연주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 크나큰 도전이다. 제니 역의 배우 김수하, 김환희, 뮈체 역의 배우 정상윤, 육현욱, 한나 역의 배우 박란주, 홍지희는 박재현 음악감독과 함께 6개월 동안 피아노 레슨을 받으며 공연을 준비해왔다는 후문이다.

김수하는 “내가 정말 못하는 피아노에 재능 있는 제니를 만나서 레슨도 받고 혼자 연습도 하며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보냈다”며 “아직도 관객 앞에서 피아노를 친다는 게 잘 믿기지 않지만, 불가능이란 없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윤, 육현욱은 “스타인웨이가 이렇게 비싼 피아노인줄 몰랐다”며 “이런 악기를 매 공연 연주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고 덧붙였다.

뮤지컬 ‘포미니츠’의 한 장면(사진=정동극장)
‘포미니츠’는 2006년 선보인 크리스 크라우스 감독의 동명 독일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지만 살인죄로 복역 중인 18세 소녀 제니,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이후 60년 동안 여성 재소자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온 크뤼거의 이야기를 그린다. 작가 강남, 작곡가 맹성연, 연출가 박소영 등이 창작진으로 참여했다.

김환희는 “제니를 만나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인지를 계속 생각하게 된다”며 “관객도 제니가 던지는 질문과 함께 생각을 리프레시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크뤼거 역에는 김선경, 김선영이 더블 캐스팅됐다. 공연은 오는 5월 2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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