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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3일 입국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동생이 한국을 비운 이후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서명한 신 회장에 대한 ‘해임지시서’와 신 총괄회장의 육성파일·동영상 등을 공개하며 공격적인 여론전을 펼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 때문에 신 전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신 회장 입국 전과 달리 경영권 분쟁에서 신 전 부회장의 ‘승리’를 점치는 시각은 많지 않다.
애초 3일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었던 신 전 부회장은 아직 한국에 머물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머물며 아버지의 마음을 굳히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 전 부회장이 그룹의 모든 주요 보직에서 해임된 영향이 크다. 롯데그룹의 지분은 들고 있지만 경영자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곳이 없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이 가장 두려운 것은 신 총괄회장의 마음이 다시 동생에게로 향하는 것이다. 이 경우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에서 패하는 것은 물론 상처만 입고 빈손으로 일본으로 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이 이미 신 회장과 전면전을 시작한 만큼 사장단 지지, 현장경영 등 반격에 맥없이 경영권을 포기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재계는 신 전 회장이 앞으로 꺼낼 수 있는 카드로 △주주총회 소집을 통한 본격적인 지분경쟁 △이사회 해체를 위한 법적 대응 △지분정리를 통한 계열분리등을 꼽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조만간 어떤 카드라도 꺼내야 할 상황이다. 신 회장이 한국으로 돌아와 그룹 정비에 나선 만큼 신 전 부회장의 상대는 동생 개인이 아닌 재계 5위 롯데그룹이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