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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이날 수원지방법원은 현대엘리베이터 2대주주(17.1%)인 쉰들러홀딩아게가 현대상선(011200) 주식 관련 파생상품 거래손실을 이유로 현정은 회장과 한상호 전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등을 상대로 지난 2014년 1월 제기한 소송을 각하했다.
쉰들러홀딩아게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십여년전부터 재무적투자자(FI)들과 현대상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연계해 맺고 있던 파생상품 계약을 문제삼으며 2011년부터 소송을 제기했다. 회계장부열람, 이사회의사록 열람 소송은 지난해초 쉰들러 측이 스스로 취하했지만 2014년 1월 제기한 7180억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은 2년반 넘게 공방을 이어오다 이번 판결로 일단락됐다.
현정은 회장 현대엘리베이터 통해 현대그룹 재건
현정은 회장으로서는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현대그룹을 지속 경영할 수 있는 마지막 관문을 넘은 셈이다.
현대그룹은 올들어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과 현대증권(003450)을 떠나보내며 자산규모 8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축소되며 사실상 대기업 집단에서 빠졌다. 남아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제2 도약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현 회장은 이달 초 임직원들에게 “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을 떠나보내며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우리 현대그룹을 알차고 건실하게 성장시키자”고 밝힌 것과도 일치하는 행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7월 월간 엘리베이터 생산량 2000대를 창사 최초로 돌파하는 등 사업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총 2만대 판매가 목표다. 이는 지난 2014년 1만8000여대, 지난해 1만9000여대를 생산한 데 이어 생산·판매량을 꾸준히 늘린 결과다. 엘리베이터는 기성품이 아니라 건물 규모에 따라 맞춤생산되기 때문에 생산량과 수주량이 거의 일치한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814억원으로 전년 동기(688억원) 대비 18.3% 증가했다. 2014년 1337억원, 지난해 1565억원에 이어 올해 1700억원 영업이익 달성이 기대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시장 지위를 지켜가기 위해 신규설치 외에 유지·보수, 리모델링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3~4월 유지보수 계약 10만대를 돌파하며 이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1위로 끌어올렸다. 현재는 12만대로 계약규모를 키웠다. 기존 구매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서울 목동, 상계동, 일산과 분당의 노후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진입도 노리고 있다.
현대상선이 최대 위기에 처한 지난 3월 현대엘리베이터는 경쟁사인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장병우 고문을 사장으로 세웠다. 이후 사업확대에 속도가 붙고 있다. 장 사장은 2014년 현대엘리베이터에 영입돼 고문으로 지내다가 5개월전 전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 사장은 LG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두루 근무한 해외 영업통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시장상황으로 봤을 때는 신규 엘리베이터 설치 시장을 비롯해 유지보수시장과 리모델링 시장이 확대돼 3박자가 맞아떨어지는 호재가 작용하고 있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새 고객을 창출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