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구조조정 스탭 꼬인 속사정

산은 인천공장+당진발전소 패키지 매각추진이 발단
포스코 인수여부 및 가격이 산은과 동부 향후관계 결정
  • 등록 2014-04-17 오후 3:13:53

    수정 2014-04-17 오후 7:04:02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시장 평가가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금융권에서는 “동부그룹이야말로 주요 그룹 가운데 구조조정을 가장 화끈하게 추진하는 모범 기업”이라는 칭찬이 자자했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당진항만, 동부발전당진 지분,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팜한농 유휴부지 등을 매각해 3조 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내용의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시했다.

이 자구 계획안을 근거로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하는 채권단으로부터 기존 부채연장 등을 포함해 모두 1조 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당시 동부가 내놓은 매물 가운데 동부발전당진 등 알짜배기가 상당수 포함돼 있어 채권단은 이구동성으로 동부의 자구계획안이 실현성이 높다고 호평했다. 이때 동부의 자구계획안 추진 권한은 채권단이 동부로부터 위임받았다.

하지만 올들어 동부에 대한 이런 좋은 평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채권단은 “동부가 자구계획안을 내놓은 지 반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단 한건도 매각을 성사시키지 못했다”며 동부의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다고 강도높게 비판을 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지난 2월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지분을 패키지로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 매각 일정이 꼬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이 패키지 매각 계획안을 내놓자마자 동부는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매물에 대해 각각의 인수희망자를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해보지도 않고 바로 수의계약을 추진하는 것은 배임의 소지마저 있다”며 반발했었다.

이후 산업은행이 동부에 대한 호의적인 시각을 거뒀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산업은행은 이때부터 동부의 자구계획안 실행 의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산업은행 내부에서는 동부가 만든 자구계획안은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기 위해 급하게 만들었을 뿐 실제 이행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마저 터져 나오고 있다.

동부그룹은 ‘칼자루’를 산업은행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단에 대한 불만을 대외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내심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산업은행에 대한 서운함과 불만이 커져가는 형국이다. 특히 동부는 대다수 기업들이 인수·합병(M&A)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경기불황 국면에서 채권단이 매각작업의 속도가 늦다고 닥달하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김준기(사진) 동부그룹 회장은 이달 초 열린 그룹 임원회의에서 “자구계획안이 (우리의) 계획대로 순조롭게 이뤄지면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안팎에서 동부의 사업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지만 흔들리지 말고 본업에 정진하라”고 경영진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과 동부그룹의 신경전은 다음 달 초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포스코가 이달 초 시작한 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 + 동부발전당진)기업실사가 빠르면 이달 말 마무리되면 5월 초 가격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패키지 매각가격이 산업은행과 동부그룹의 향후 관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만약 포스코가 동부그룹 패키지의 매입가격으로 최소 1조4000억 원 이상을 제시할 경우 분리매각을 주장해온 동부그룹의 불만은 크게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산업은행의 동부그룹 구조조정 추진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조4000억 원은 업계가 추정하고 있는 패키지 매물을 분리 매각할 때 받을 수 있는 최저금액이다. 이때문에 이 가격 이하로 매도가 성사되거나 포스코 인수가 불발되면 동부그룹의 산업은행에 대한 불만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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