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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비축된 석유의 품질은 개선돼 석유의 생명력이 연장된 것이 위로라면 위로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에서 만족할 수는 없다. 비축량을 늘리기 위해 각국 정부와 석유 비축 관련 계약을 맺든지 미국 셰일업체 등을 인수하는 방법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1년새 14억배럴이 증발했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BP, 셰브런, 엑손모빌, 로얄더치셸, 토털 등 빅5 석유 메이저 업체들의 최근 연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석유 비축량이 지난해 786억배럴로 1년 전 800억배럴에서 14억배럴 가량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2008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석유 비축량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석유 및 가스 탐사가 부실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석유 및 가스 탐사로 인해 발견된 석유는 23억배럴로 2011년 44억배럴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악화된 석유 탐사 성능으로 메이저 업체들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 의심된다고 FT는 설명했다. 마르테인 랫츠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탐사 시추를 통해 발견된 석유는 정말 매우 실망스럽다”며 “2010년 노르웨이 북해 스타토일 요한 스베드럽 유전과 같은 큰 발견은 점차 드물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셰일가스, 타이트 오일과 같은 큰 성공 사례가 있지만, 미국 외의 전통적인 시추는 점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셰일 등 소규모 생산업체들은 석유 생산 부활을 이끌고 있는 반면, 빅5는 급증하는 비용에 수익률을 개선해야 한다는 투자자의 압력에 못 이겨 자본 지출을 억제해왔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우즈 맥켄지는 유가가 급락하면서 업계 전반에 걸친 탐사 예산이 올해 30% 가량 깎였다고 밝혔다.
최악은 아니다..석유 생명력 연장
빅5의 석유 비축량은 감소했지만, 최악은 아니다. 비축된 석유의 품질이 개선되면서 생명력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비축된 석유의 생산 능력을 2010년 12.6년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4.1년으로 증가했다.
최근 추가된 비축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액화 천연가스, 캐나다 오일샌드는 기존의 석유보다 더 긴 수명을 갖고 있다. 이러한 수명 연장은 석유 메이저가 현금 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게끔 만든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말했다.
톰 엘라컷 우드맥 애널리스트는 “탐사 속도가 실망스럽지만, 지난 몇 년 간 높은 탐사와 생산 지출은 (비축된 석유) 수명을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애니사, 노르웨이 스타토일사 등의 가중평균 재고대체비율은 2011년 200%에서 2014년 104%로 하락했지만, 지난 5년간 평균 147%의 건강한 수준을 보였다고 우드맥은 추정했다. 엘라컷은 “그들은 사양길로 가고 있진 않다. 숨쉴 공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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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석유 메이저 업체가 줄어드는 석유 탐사를 증가시키지 않는다면 비축량을 추가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토털과 셸이 브라질의 거대한 리브라 광구를 탐사했던 것처럼 메이저 업체들이 정부와 계약을 맺어 석유 비축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 이란에 대한 서방국가의 제재가 풀리면서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할 것이고 이 때 석유 메이저 업체들이 비축량 공급 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산 압박이 심한 이라크 역시 석유 생산업체와의 거래와 관련 단순한 서비스 계약에서 석유 생산 공유 방식으로 바꿀 것임을 암시했다.
미국의 소규모 셰일업체들도 유가 급락과 높은 부채로 경영에 위협을 겪고 있다. 다만 지금의 석유 메이저 업체들이 셰일 업체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단 지적이다. FT는 메이저 업체들이 셰일 업체들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