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모아 왕티끌…십원벌이 유목민 됐습니다”

고물가에 ‘소확쩐’…“하루 만보 걸어 300원 번다”
“예전이면 10원짜리 줍지도 않았는데 변해”
“운동도 하고 돈의 소중함 느껴”
개인정보 유출 주의해야
  • 등록 2022-09-22 오후 4:41:10

    수정 2022-09-22 오후 10:01:26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토스뱅크 37원, 캐시워크 51원, 모니모 24원.

직장인 김모(41)씨는 22일 오후 4시께 금융·유통 애플리케이션(앱)을 돌며 ‘중간 수금’을 했다. 출근과 점심시간 가벼운 산책 등으로 5300보 정도 걸은 김씨는 걸음수 등에 따라 돈을 받을 수 있는 앱들에서 수십 원을 벌었다. 그는 “하루 두세 번 정도 앱을 돌면서 출석체크하고 광고 보고 미션수행하면서 돈을 받는다”며 “예전 같으면 길거리에 10원짜리 동전도 안 주웠는데, 이젠 푼돈 모아 편의점에서 간식 사먹을 때 뿌듯하다”고 했다.

(자료=이미지투데이)
김씨처럼 ‘십원벌이’에 뛰어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로 작년 같은 달보다 5.7% 올랐고 외식비 상승률은 8.8%로 1992년 10월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벌이는 빠듯한데 물가는 고공행진하자 소소하게라도 돈을 더 벌 방법을 찾아나선 이들이다. ‘소확쩐(소소하지만 확실한 쩐 모으기)’이나 ‘짠테크(짠내 재테크)’ 등의 신조어 유행도 이를 방증한다.

직장인 이모(31)씨는 출근길 버스 안에서 하나은행 앱 ‘하나멤버스’를 켜고 ‘머니사다리’ 이벤트에 참여한다. 영상 광고를 보고 난 후 사다리 타기를 통해 최소 1머니에서 5만머니까지 얻을 수 있다. 직장인 최모(35)씨는 출퇴근 길에 지하철 한 정거장씩을 더 걷는다고 했다. 최씨는 “토스뱅크에선 특정 장소를 가면 하루 100원을 주는데 하루 만보 걸으면 최소 140원을 번다”며 “만보 걸으면 서너 군데서 300~400원 벌 수 있어 습관이 됐다”고 했다.

이밖에 상점 영수증을 찍어 등록하면 건당 30원에서 50원까지 주는 앱, 인터넷 쇼핑을 통해 구매한 물건의 사용 후기를 작성해 올리면 건당 250원을 받을 수 있는 앱 등을 쓰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문모(35)씨는 “매장 영수증을 하루에 최대 5건 찍어 올려 250원을 벌 수 있다”며 “매장에서 종이 영수증을 달라고 요구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페트병 반납 후 현금처럼 쓰는 포인트를 받고 있는 주부 김모(53)씨는 “인근 오피스텔에 생수 페트병이 상당한데 이걸 모아서 토요일에 한번씩 넣는데 줄이 무척 길다”며 “이렇게 해서 50만원 이상을 현금화한 사람도 있다더라”고 했다.

예전이라면 ‘궁상’으로 여겨질 법도 한 이러한 푼돈벌이엔 긍정적인 측면도 상당하다. 특히 걸음수에 따라 현금을 포인트로 얻을 수 있는 앱 프로그램 이용자들은 운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긍정적 효과는 ‘돈의 소중함’에 대한 깨달음이다. 이씨는 “별로 안 필요한 물건을 충동구매할 때도 있고 했는데 10원, 20원씩 벌다보니 진짜 돈을 절약해야겠단 생각이 강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폐지 줍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하루 10시간 넘게 걷고 한 시간에 돈 천 원 번다는 뉴스를 봤는데, 이 분들이 이런 앱을 쓰면 좋을텐데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주의도 필요하다. 광고시청, 퀴즈풀기, 미션참여 등을 유도하면서 이용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앱들도 적지 않다. 이 개인정보들은 원치 않는 광고업체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대 교수(개인정보보호법학회 회장)는 “개인정보 동의 여부를 묻긴 하지만 기만하는 행태들도 많이 있어 소비자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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