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외치면 우대금리‥불붙은 금융권 고객 유치 ‘경쟁’

은행 고객유치 이색상품 열전
OK저축銀 '끼리끼리 적금'
연인끼리 하트땐 우대금리
경남銀 '유로하이일드펀드'
수익률 손해나도 원금보장
광주銀 K-글로벌 카드
직구 결제금액 5% 적립
  • 등록 2014-07-28 오후 4:10:20

    수정 2014-07-28 오후 7:35:19

△ 최근 금융권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한 커플이 OK저축은행 창구에서 양 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고 있다. (사진=OK저축은행)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지난 23일 OK저축은행 서울 종로지점. 이날 종로지점에서는 은행권에서 평소 보기 어려운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친구로 보이는 남성 고객 5명이 서로 어깨동무를 한 채 은행 창구 앞으로 몰려와 ‘의리’를 외치고, 손을 꼭 잡은 연인은 양손으로 하트를 그렸다. 고객들이 이런 해프닝을 벌인 것은 바로 OK저축은행이 새로 선보인 적금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였다. 만기가 1년인 이 상품(끼리끼리 정기적금)은 기본금리 연 3.8%에 가족이나 친구 5명이 동시에 가입하면 0.5%포인트 우대금리를 얹어 최대 연 4.3%의 이자수익을 보장한다. 시중은행의 정기적금 금리가 평균 연 2% 중반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인 셈이다.

OK저축은행 종로지점에서 이틀 동안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만 174명에 이른다. 선릉지점에서는 이틀간 194명이 몰려 적금통장을 만들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입장에선 대출을 확대하는 게 수익성 확보에 더 도움이 되지만 그것 역시 일단 고객이 은행을 찾아야 가능한 일인 만큼 고객 확보를 위해 아이디어를 짜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각 업계 취합
최근 금융권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물론 금융회사 간 경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저금리 기조가 사실상 일상화되면서 은행으로선 예전처럼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 다른 금융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눈 뜨고 기존 고객을 뺏길 판이다 보니 기존 고객을 지키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을 신규 상품에 반영하는 추세다.

최근 경남은행은 ‘유로하이일드펀드 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상품을 출시했다. 보통 하이일드 펀드(high yield fund)는 자산의 절반 이상을 신용등급 BB+이하인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해 돈을 잘 굴리면 고수익을 보장하지만 반대의 경우 원금을 잃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경남은행이 선보인 이 상품은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더라도 원금을 보장해주는 게 기존 상품과의 가장 큰 차이다. 또 2년 만기인 이 상품은 가입 1년 후 수익금을 지급해 준다. 은행이 취급하는 하이일드 펀드 상품 중 원금은 보장하면서 중간에 수익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 상품이 유일하다. 경남은행은 연 8%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시중은행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지방은행의 한계를 벗어나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면 다양한 상품 개발이 필수”라며 “이 상품 역시 장점들이 알려지며 출시 3주 만에 7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고 말했다.

광주은행은 최근 해외 쇼핑몰에서 직구(직접 구매)하는 인원이 늘고 있는 경향을 쫓아 ‘K-글로벌 카드’를 출시했다. 해외 직구 때 이 카드로 결제하면 결제금의 5%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외화를 환전할 땐 최대 70%의 환율우대 혜택도 준다. 이 상품은 출시 닷새 만에 140명 넘게 신규 고객을 유치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카드 모집인 없이 광주은행 창구에서만 카드 발급이 이뤄진 걸 고려하면 고객들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끈 셈”이라고 자평했다.

업계 간 장벽도 허물어지는 추세다. 최근 농협은행은 ‘오토론 전환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제2금융권에서 높은 금리로 자동차 구입 대금을 대출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낮은 금리의 은행대출로 전환해주는 상품이다. 통상 자동차 대출은 할부 금융사들이 주로 취급했지만 최근엔 시중은행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추세다. 농협 역시 싸게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자동차 금융시장에 적극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들이 고객을 끌기 위한 다양한 상품을 잇달아 내놓는 추세”라며 “고객으로선 과거보다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진 만큼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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