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이재섭 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 박사가 한국인 사상 처음으로 국제연합(UN) 산하기관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표준화총국장에 당선됐다. 이번 ITU 표준화총국장 선출은 한국이 1952년 ITU 가입 이래 고위선출직에 진출한 첫 사례다.
ITU 표준화총국장은 정보통신기술(ICT) 글로벌 표준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을 갖는 주요 직위다. 이번 이재섭 박사의 당선은 우리 기술과 산업이 세계 표준을 주도하는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재섭 박사는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ITU 전권회의 표준화총국장 1차 투표에서 터키와 튀니지 후보를 따돌리고 과반 이상의 표를 획득했다. 투표 결과는 169표 중 한국 87표, 튀니지 50표, 터키 32표로, 2차 투표까지 가지 않고 이재섭 박사의 당선이 확정됐다.
| 최양희(오른쪽)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24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ITU 표준화 총국장직 선거 결과 발표 직후 이재섭(왼쪽) KAIST 연구위원의 당선을 축하 하고 있다. 사진=미래창조과학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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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 표준화총국장은 ITU 표준화 부문(ITU-T)의 업무를 총괄 조정하고 차세대 정보통신, 인터넷 정책 등 ICT 글로벌 표준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한을 갖는다. 이재섭 박사는 2015년 1월 1일부터 2018년 12월 31까지 4년간 ITU 표준화총국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본인이 원하면 1차에 한해 연임할 수 있어 최장 8년간 표준화총국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
이재섭 박사는 한국이 정보통신 국제 표준화 활동이 미미했던 1980년대 27세의 젊은 나이로 ITU 표준화 활동을 개척한 인물이다. 2001년부터 ITU 표준화 연구반의 의장 및 부의장 직을 수행하는 등 지난 27년간 글로벌 표준정책 결정에 기여해 왔다.
특히 2000년대 정보통신의 핵심 주제였던 차세대정보통신망(NGN)과 IPTV의 표준개발을 직접 주도해 글로벌 의제로 성장시키고 국내의 사업화 기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다수의 ITU 전·현직 고위집행부와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ITU 내에서도 전문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외교부는 이날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ITU 표준화총국장의 당선은 ITU 가입 60여년 만에 전권회의를 유치한데 이어 한국의 ICT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받은 쾌거”라면서 “ICT 정책 및 외교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