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5년물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영향을 크게 받고 10년물은 이를 따르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현재 상황은 평소 흐름과 정반대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은 연준과 ECB의 통화정책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채 5년물은 연준의 테이퍼링 영향을 받으면서 금리가 연초 1.7%에서 1.6%로 내려왔다. 그렇지만 10년물은 하락폭이 훨씬 가파르다. 10년물 금리가 연초 3.0%에서 2.4% 수준으로 하락했다.
10년물이 5년물보다 연준 영향을 덜 받는데다 ECB가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10년물을 중심으로 환차익과 차익매매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오히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국채 5년물 금리와 더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국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세계경제가 충격을 받았던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가장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은 테이퍼링을 진행하고 있는 연준의 긴축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게 FT의 설명이다. 연준이 돈줄을 죄면 채권이나 주식 같은 자산시장이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외로 조용히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FT와 인터뷰에서 “올해 금융시장의 최대 화제는 연준이 테이퍼링을 했는데도 글로벌 채권시장이 랠리를 펼친 점”이라며 ECB가 QE할 가능성이 커진 게 가장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