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에르메스·샤넬도 고개 숙이는 VIP들은 누구?[찐부자 리포트]

베일 싸인 럭셔리 브랜드 VIP 정책 해부
연매출 에르메스 3억원..루이비통·샤넬은 1억원 이상
구찌 6000만원·프라다 3000만원·미우미우 2100만원 등
기념일 선물·세일 행사 초대..가격 인상 정보 고지
  • 등록 2022-05-09 오후 3:56:56

    수정 2022-11-18 오후 12:19:57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에르메스 그릇·담요 사서 어느 세월에 실적을 채우겠어요. 가구나 주얼리, 의류 크게 크게 사야 BK(버킨 백과 켈리 백 줄임말)를 받죠.” (에르메스 VVIP A씨)

▲청담동 루이비통 메종 서울 1층. (사진=백주아 기자)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디올, 구찌 등 럭셔리 브랜드의 VIP(Very Important Person) 관련 정보는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 각 브랜드의 VIP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하드 캐리’ 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문자 그대로 매우 중요한 고객으로 특별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명품 브랜드의 VIP가 되기 위해서는 연간 얼마를 써야 할까. VIP가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명품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브랜드별 VIP 실적 기준은 상당 부분 변화가 있었다. 국내 명품 시장 규모가 18조원 수준으로 급성장하면서 VIP 등급 진입 문턱도 덩달아 높아졌기 때문이다.

9일 이데일리가 각 브랜드 복수의 VIP·매장 셀러 등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를 종합하면 연간 기준 에르메스는 3억원, 루이비통과 샤넬은 1억원 수준의 실적을 쌓아야 VIP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디올과 구찌는 6000만원, 프라다는 3000만원, 미우미우는 2100만원 수준이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에르메스 매장. (사진=백주아 기자)
명품 위의 명품 에르메스는 가장 콧대가 높았다. 코로나 이전에는 실적이 연간 1~2억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3억원 이상은 사야 VIP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세일 브랜드로 유명하지만 VIP들을 대상으로 1년에 1번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세일 행사를 진행한다. 할인율은 최대 50%에 달한다. 이 외에 VIP에게는 1년에 한번 식사권이나 선물도 제공한다. VIP의 경우 의류, 신발, 주얼리, 가구 구매를 통해 실적을 쌓는다.

13년째 에르메스 VVIP를 유지 중인 차수진씨(가명)는 “버킨백과 켈리백의 경우 연간 2개로 쿼터가 정해져 있지만 셀러 재량에 따라 추가 구매가 가능하기도 하다”며 “200년 역사에 철저히 장인 정신으로 한 땀 한 땀 만드는 가방과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은 퀄리티 측면에서 비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샤넬 매장 앞에 붙은 안내문. (사진=백주아 기자)
루이비통과 샤넬의 경우 에르메스 대비 실적 허들이 낮았다. 내부적으로 VIP 실적이 숫자로 따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월별로 1000만원~2000만원 수준으로 꾸준히 구매 이력을 쌓는 고객이 VIP가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가방 구매는 실적에 포함이 안된다. 특히 샤넬은 VIP 생일 때 가죽 핸드폰 케이스, 지갑, 미니 가방 등을 선물로 보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머지 명품 브랜드의 경우 기념일 선물, 신제품 프리세일 진행, 가격 인상 사전 고지 등의 혜택은 비슷했다. 크리스찬 디올의 경우 현재 청담동 하우스오브디올에서 VIP를 대상으로 신상 제품을 중심으로 프리 세일 기간을 운영 중이다. 프라다와 미우미우의 경우 생일 선물 등은 VIP가 직접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한다. 선물 종류는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한 케이크부터 향수, 파우치 등 다양하다.

▲한남동 구찌 가옥 내부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젊은 세대에 인기가 높은 구찌의 경우 VVIP는 6000만원 중반, VIP는 1300만원으로 등급을 세분화했다. 신규 고객 유입이 빠른 만큼 실적 허들을 낮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구찌 VVIP 유 모 씨(45)는 최근 담당 어드바이저를 통해 한남동 구찌 오스테리아에 초대받았다. 오스테리아는 예약제로 관리 운영되고 있지만 VVIP가 소수인 만큼 따로 대기 없이도 입장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각 브랜드별 VIP들은 ‘전담 셀러와의 교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번에 돈을 많이 쓰기보다는 백화점, 단독 매장 등 주로 가는 곳을 하나 정해놓고 꾸준히 방문해 눈도장을 찍다 보면 특별 관리 대상으로 분류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루이비통 VIP 김유희씨(가명)은 “세일즈 매니저들한테 들어보니 직원 인센티브 제도 때문에 고객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실적 수준이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지난해 1억원 넘게 써서 생일에 꽃, 케이크, 크리스마스에는 샴페인과 꽃 선물을 받았는데 주변 지인의 경우 지난해 6000만원 정도 썼는데도 VIP를 유지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청담동 루이비통 메종 서울 1층에 전시된 오브제 노마드 제품. (사진=백주아 기자)
전문가는 소비자들이 VIP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심리 기저에는 ‘차별화’ 심리가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명품 시장 호황에 너도 나도 명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에서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는 만족감이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혜택을 누리다가 기준에 누락됐을 때의 경험의 차이가 큰 만큼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VIP가 되기 위해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 브랜드의 VIP는 중세 시대로 치면 이른바 유한 계층으로 귀족들이 누리던 혜택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며 “VIP가 되면 세일도 받고 남들보다 한발 앞서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는 만큼 오히려 실용적이라는 판단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합리성을 부여하는 소비 경향도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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