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지각변동]①TSMC-삼성-인텔 ‘파운드리 3파전’

반도체 공급 부족 지속…파운드리 시장 급성장 전망
인텔 파운드리 재진출 선언 이어 TSMC 대규모 투자 발표
삼성전자, 선두 TSMC 추격 와중에 인텔과 경쟁 불가피
  • 등록 2021-04-02 오후 5:00:01

    수정 2021-04-02 오후 5:00:01

[이데일리 피용익 배진솔 기자] 반도체 업계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반도체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에 나서며 시장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지각변동의 중심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있다. 세계 최대 종합반도체기업(IDM)인 미국 인텔이 3년 만에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자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는 대규모 투자 계획으로 맞불을 놓았다. 급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지난해(681억달러)보다 8.4% 성장한 73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보수적으로 전망해도 파운드리 시장은 2025년까지 1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점쳤다.

인텔, 3년 만에 파운드리 재진출 선언

지각변동의 신호탄은 인텔이 쏘아 올렸다.

인텔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20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반도체 공장 2개를 새로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알렸다.

과거 인텔은 2016년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다가 2년 만에 철수한 바 있다. 그러나 파운드리 시장이 점점 커지고 차량용을 비롯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조중휘 인천대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무인화, 자동차, 온라인화에 영향을 주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인텔이 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한 것은 시장 확대성과 연속성이 보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TSMC와 삼성전자에 직접적인 도전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인텔은 아마존, 시스코,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의 반도체 수주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인텔이 자체 반도체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는 마당에 다른 기업의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에서는 인텔의 반도체 생산 기술이 14나노(nm)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는 현재 5나노 초미세공정까지 양산에 들어갔으며, 3나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자금력을 보유한 인텔이 기술력 격차를 좁히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어찌됐든 삼성전자 입장에선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것”이라며 “지금 당장 기술력이 우위에 있다고 해서 안주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TSMC, 대규모 투자 계획으로 맞불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진출 선언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로 맞불을 놓았다.

TSMC는 지난 1일(현지시간)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극복을 위해 고객들과 협력할 것이라면서 향후 3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TSMC는 지난 1월에도 올해 설비투자액이 250억∼28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TSMC는 “5세대(5G) 통신과 고성능 컴퓨팅 등 새로운 메가트렌드가 앞으로 수년 간 더 강한 반도체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며 “특히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영역이 디지털화하는 것도 수요를 증폭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TSMC의 이같은 투자 계획은 삼성전자의 추격과 인텔의 도전을 멀찌감치 따돌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TSMC가 3년간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에 발표한 10년간 투자 규모와 맞먹는다. 삼성전자는 당시 ‘반도체 2030’ 비전을 발표하면서 오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TSMC의 대규모 투자는 계속해서 수요가 늘어나는 파운드리 시장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라며 “시장을 삼성에 내어주지 않기 위한 ‘초격차’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를 추격하는 와중에 인텔의 도전을 받게 된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추가 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역시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56%, 삼성전자는 18%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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