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은 50억 받았는데"…유족, 숨진 서울대 청소노동자 산재신청

유족, 사망 3개월만에 산업재해 신청 나서
이탄희 "평등한 사회인지 되물을 수밖에"
"12주간 고작 7일 쉬어…열악한 근무 환경"
"소수 기득권만 권리 누리는 현실 바꿔야"
  • 등록 2021-09-30 오후 3:10:34

    수정 2021-09-30 오후 3:11:24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서울대 기숙사에서 근무하다 숨진 청소노동자 고(故) 이모(59·여)씨에 대해 노조와 유가족이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이씨가 사망한 지 3개월 만이다. 유족 측은 직장 내 괴롭힘과 더불어 업무 과중이 주요 원인이라며 “소수 기득권만 권리를 누리는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0일 (왼쪽부터) 권동희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공인노무사, 김이회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공동위원장, 고인의 남편 이홍구씨,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구로구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산재신청서를 접수하기 전 모습이다.(사진=조민정 기자)
노조, 산재 인정 촉구…“서울대는 잘못 인정해야”

30일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전국일반노동조합은 서울 구로구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이씨의 죽음은 업무상 중대 재해이며 사회적 죽음이기 때문에 산재 신청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승인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인의 남편인 이홍구씨와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재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 학생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의원은 “국가가 인권 문제에 대해 얼마나 합당한 대우를 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누구는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이유로 50억씩 받아가는데 누구는 이제서야 산재신청을 하고 있다. 산재 신청 후 공단이 공정하게 처리하는 지 두 눈을 부릅뜨고 살펴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본부장은 “31살 곽 의원 아들은 이명이 들리고 어지러워 업무수행이 어려웠다는 이유로 50억 퇴직금 중 산재위로금으로만 44억을 받았다”며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인정을 통해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우리 사회에서 소수의 기득권만 권리를 누리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서울대가 내놓은 자체 조사 결과와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대의 공식 사과는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한다는 고용노동부 결과 발표 이후 이뤄져 진정성이 없으며, 서울대 인권센터의 조사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배제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강동화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수석부위원장은 “6월에 발생했던 사건인데 당연히 산재 신청을 한 줄 알았다”며 “9월 말이 돼서야 신청을 한 건 서울대 측이 시간만 질질 끌면서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방문도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현재 청소노동자의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유가족 이씨는 “서울대 당국자는 과로에 의한 산재가 아니라는 비겁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승인이 난다면 당국자는 서울대를 떠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30일 유족 측 권동희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공인노무사가 서울 구로구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산재신청서를 들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17일 연속 근무…청소하다 터널증후군 걸려”


현장 조사를 통해 노동환경을 조사한 유족 측 법률사무소는 무엇보다 과중한 노동 자체가 사망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측은 이씨가 사망한 직후인 지난 7월 초 사건을 넘겨받고 면담조사, 현장조사 등을 실시해 구체적인 업무를 파악했다.

권동희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노무사는 “이씨는 과중한 청소업무와 연속근무 등으로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었고 12주간 7일만 쉬었다”며 “산재 인정이라는 결과를 통해 업무 과중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씨가 담당했던 관악학생생활관(기숙사) 925동은 노후한 건물로 일반 건물 청소보다 힘들고 열악한 조건이었다. 각층 샤워실은 환기가 되지 않아 곰팡이가 자주 끼어 청소하기 까다로웠고, 천장에 낀 곰팡이와 물때를 매일 청소하느라 이씨는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이 걸릴 정도로 고통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 층마다 쌓인 쓰레기를 분류했던 이씨는 하루 평균 4개 이상의 100L 쓰레기봉투를 옮겨야 했지만, 해당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직접 들어 옮겼다.

아울러 이씨는 4월 11일부터 4월 23일까지 13일 연속 근무를 했고, 이어 4월 25일부터 5월 4일까지 10일, 5월 6일부터 5월 18일까지 13일, 5월 20일부터 6월 5일까지 17일을 연속으로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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