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월 들어 삼성전자와 현대차 하락으로 두 종목 시가총액이 월초 대비 20조원 가량 날아갔지만 여전히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5%로 높다. 두 종목을 제외하면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연중 최고 수준이다. 기준시점인 1980년 1월4일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권리락 등을 반영하지 않고 단순 계산할 경우 1680선으로 이달 초 1650선에 비해 2% 가량 올랐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1.9% 떨어진 것과 정 반대다.
이처럼 전차(電車)가 흔들리는 기본적인 이유는 바로 실적이다. 삼성전자가 2분기 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내놓은 이후 실적 전망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월 말까지만 해도 8조7179억원 수준이었지만 23일 현재 6조2129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일부 증권사는 최근 4조원대로 낮췄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6월 말 2조709억원에서 현재 1조922억원으로 떨어졌다. 실적 전망도 먹구름이지만 노조파업이라는 아킬레스건이 다시 부각됐다. 결정적으로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낙찰받은 것이 외국인들의 실망으로 이어졌다. 연구개발이나 기업 인수합병(M&A)기회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주주들에 대한 배당여력도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뼈아프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를 볼때 실적과 배당 두가지를 보는데 실적부진은 이미 예견됐던 것이고 최근 현대차의 한전 부지 낙찰로 배당 기대감이 떨어진 것이 결정적인 매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주가하락 때마다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도 이날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320억원어치 순매도하면서 12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선 것. 현대차에 대해서도 한전 부지 낙찰을 전후해 닷새째 매도에 나서고 있다.
최근의 달러 강세나 엔화 약세 등을 감안했을 때 당분간 수출주 중심의 대형주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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