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를 제외한 삼성·하나SK·롯데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는 인터넷과 모바일 결제 정보 백데이터를 따로 저장하고 있지 않았다.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금융지주의 영향으로 비교적 복구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지만 전업계 카드사는 비용 등의 문제로 특히 이 부분이 취약했다.
재해복구시스템(DR)은 메인 서버에 저장된 정보에 이상이 생길 때를 대비해 따로 저장해두는 일종의 정보 카피본이다. DR에 백데이터 정보가 보관이 돼 있으면 메인서버에 문제가 생겨도 3시간 내에 복구가 가능하다.
카드사들이 인터넷과 모바일 정보를 백업하지 않는 것은 일단 비용 대비 효율성 탓이 가장 크다. 이들 정보 저장 장치 구축과 운영 등에는 몇 백억원이 소요되지만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한 거래는 아직 전체 카드 결제의 7% 선에 지나지 않는다.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수백업원을 들어 인터넷·모바일 백업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비효율적이란 판단에서다.
롯데카드와 하나SK카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전에 위치한 롯데카드 백데이터 센터에는 오프라인 결제 정보 백업시스템만 마련됐다. 인터넷과 모바일은 아직 올해 안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나SK카드도 2010년에 분사해 단계적으로 백업시스템을 보강하고 있는 중이다.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DR센터에는 현재 오프라인 결제에 대한 부분은 모두 DR로 구축돼 있지만 온라인 부분은 내년 초 완료를 목표로 구축작업 중에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재해복구시스템 권고안이 현실적 한계 등으로 인터넷과 모바일 결제 등에는 도루뭉술한 측면이 있다”면서 “온라인 결제가 늘어난 게 극히 최근 몇 년 사이라 전업계 카드사들은 이를 대비하지 못해 제 2의 삼성카드 사태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