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총격에 민간인 사망, 12년 전 '박왕자 사건'과 닮았다

  • 등록 2020-09-24 오전 11:30:53

    수정 2020-09-24 오전 11:30:53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어업지도선에서 일하다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군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008년 고(故) 박왕자 씨 피격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24일 정보당국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직원 A씨(47)는 지난 21일 어업지도선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중 실종됐다.

당시 A씨가 탔던 어업지도선엔 폐쇄회로 TV(CCTV) 2대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사각지대가 많아 A씨의 실종 당시 모습은 잡히지 않았다. 목격자 또한 없다.

A씨는 원거리에서 북측 공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시신을 수습해 화장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당국은 북측 경계병이 외부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접경 지역 방역 지침에 따라 A씨에게 총격을 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지역에서 남측 민간인이 총격을 받고 사망한 건 2008년 7월 금강산관광을 갔던 박왕자시 사건 이후 두 번째다. 이에 이번 사건을 두고 ‘제2의 박왕자 사건’이라고 부르고 있다.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 ‘연평 평화전망대’에서 갈도(왼쪽)와 장재도(오른쪽)를 비롯한 북한 해역 모습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박왕자 사건’은 이명박 정부 초기 금강산관광에 나선 민간인 박왕자 씨가 해안가를 산책하던 도중 북한군 해안초소에서 발사된 총탄에 맞아 숨진 사건을 말한다. 숨진 박 씨의 시신에서 발견된 총상 부위는 우측 등 쪽에서 가슴 부위 관통상과 좌측 엉덩이 부분 관통상 등 2곳으로 확인됐다.

당시 북한은 “박씨가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구역에 들어갔다가 경고를 받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초병이 총을 쏜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 일로 남북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었고 정부는 우리 국민 보호 차원에서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켰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피격 사건 진상 규명 및 사과, 재발방지책 마련, 신변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 확보 등을 요구해왔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깜깜이 대응’을 주장하며 “우리 국민의 생명을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면 청와대는 즉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21일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피살되었다는 사실이 23일 ‘남과 북은 생명공동체’라는 대통령의 UN연설 이후에 알려졌다는 점이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2008년 7월 금강산에서 박왕자 씨 피살사건에 대한 단호한 대처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기억으로 주춤거리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대통령은 즉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