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14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4차례 단행될 것”이라면서 이는 “전세계적으로 유동성 잔치가 끝났다는 걸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속도에 맞춰 다른 나라들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며 “이제껏 증시를 이끌어온 낮은 금리와 유동성을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 번이냐. 네 번이냐’ 의견이 분분했던 미국의 올 한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사실상 4회로 굳혀졌다. 인상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는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물론 당장 영향은 크지 않지만 시장의 구조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며 “금리 인상 속도가 완만해 큰 영향이 없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인상속도가 빨라지면서 경제보다는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9년 동안 주식시장이 급상승했는데 조정없이 지속 상승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금리인상과 긴축에 따라 경기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 증시를 견인했던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도 한풀 꺾여 당분간 시장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남북경협이 현실화되고 수치로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기대감이 시장을 견인했지만 그 기대를 채울수도 없고 새로운 뉴스도 없어 당분간 조정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장의 불안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신흥국 위기설과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해서는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일축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로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신흥국 위기설이 팽배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과거 신흥국들은 건전성이 취약해 대외변수에 대응력이 약했고 주변국가로의 전염도 빠르게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신흥국은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과거 위기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외화보유고 확대 등을 통해 대외 건전성을 개선했다.
그는 또 “9년 동안 쌓아왔던 기대가 한순간에 꺾이지는 않겠지만 금리인상 추세가 지속되면 상승 동력이 약해지고 경기도 둔화된다”며 “하반기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날수 있을지 국내 경기 개선과 기업들의 실적이 증가할지 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