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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융합사업을 했고 2014년에 컨버전스연구소장을 했지만 (2016년 3월)알파고를 보고 깜짝 놀랐죠. 인공지능(AI)이 무진장 빨라지겠다. 그래서 부랴부랴 집중했습니다.”
홍경표 KT융합기술원 원장(전무)은 14일 산업에 적용 가능한 ‘4개의 AI 엔진’을 발표하며 “AI스피커를 이용한 일반고객 시장뿐 아니라 통신, 시설물관리, 제조, 교통, 물류 시장에 AI를 접목해 산업의 전문 역량을 강화하고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걸 돕겠다”고 밝혔다.
KT가 이날 발표한 4개 엔진은 ①네트워크 AI ②기가 트윈(Giga Twin)③로보오퍼레이터(Robo-Operator)④머신닥터(Machine Doctor)다. ‘네트워크AI’는 수 만 가지 통신장비 경보 패턴을 AI가 학습해 장애 예측과 복구를 위한 조치 사항을 도출하는 것이고, ‘기가 트윈’은 실물에 가까운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고 실제와 가까운 예측 데이터를 제공해 교통분야 등에서 2시간 이후의 교통 흐름을 예측하는 모델이다. ‘로보오퍼레이터’는 건물의 냉난방 설비 등에 최적화된 제어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것이고, ‘머신닥터’는 사운드, 진동, 전류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기계결함시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하는지 진단해준다.
두산산업차량 등과 협업..데이터 증폭 기술도 개발
네트워크AI는 KT가 국내 최대 통신사이고 통신관련 데이터가 많으니 할만하다지만, 기가 트윈이나 로보오퍼레이터, 머신닥터처럼 교통이나 건물, 공장에 적용되는 AI는 데이터가 별로 없는 KT가 어떻게 개발했을까.
홍경표 융합기술원장은 협업과 기술개발을 강조했다. 그는 “공장에 MES(제조실행시스템,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데이터가 많아도 이를 제대로 쓰는 기업은 거의 없다. (해당 도메인 기업과 협업해)빅데이터로 학습시키는 게 필요하다”면서 “똑같은 기계라도 상태가 달라 하나의 레벨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디지털 트윈으로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고 이 모델을 기반으로 학습시킨다. 부족한 데이터를 증폭시키는 기술(AI 알고리즘)도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KT는 두산산업차량과 지게차 냉각펜 소리 분석 솔루션을 개발 중이고, 경쟁사(SK텔레콤 T맵)보다 데이터가 부족한 원내비 사업은 도로에 공간모델을 만들어 부족한 데이터 모수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 고객의 통신망 장애 데이터를 네트워크 상에서 학습용 가상 데이터로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해 네트워크AI에 적용하기도 했다.
더미(dummy)통신사가 아닌 AI 기술로 지능형 네트워크를 서비스하는 회사, 산업용 AI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말인데, 홍 원장은 “당장은 금융권 등 전국망이나 가상사설망(VPN)을 쓰는 회사에 네트워크AI를 제공해 통신망 운영을 자동화해주고 기업의 설비를 예지보전해주는 시장, 교통이나 신호 등의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데 관심있다”고 했다. IT 컨설팅회사 아토스(Atos)에 따르면 전세계 기업들은 2021년 AI와 인지 자동화시스템에 총 520억유로(한화 71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