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F 2021]김용진 "국민연금, 글로벌 ESG 룰 메이커 돼야"(종합)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전략포럼 기조연설
ESG 투자 늘리는 국민연금…"국민 목소리도 들어야"
"ESG는 비용이 아니라 100년을 내다보는 투자"
  • 등록 2021-06-23 오후 3:40:48

    수정 2021-06-23 오후 9:13:19

[이데일리 조해영 이상원 기자]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국민연금의 ESG 투자에 대한 기업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ESG 생태계의 ‘룰(rule) 메이커’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선 국민연금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기업과 연금의 주인인 국민 의견에 귀 기울이는 친절한 ESG 투자에 나서는 한편, 해외에선 800조원이 넘는 자산을 굴리는 주요 글로벌 연기금이자 한국의 대표로서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 12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착한기억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ESG 시대, 책임투자를 고민하다’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국민연금 투자 방향과 원칙, 기업에 명확하게 알려야”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전략포럼의 기조연설을 맡아 “국민연금 ESG 투자의 방향과 대상, 원칙과 전략, 기준과 절차를 명확하게 알려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8월 김 이사장 취임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한 책임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이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2022년 말까지 책임투자 원칙을 적용하는 자산군의 비중을 국민연금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혀 왔다. 지난달에는 실무진들과 함께 책임투자 원칙과 계획 등을 담은 ‘국민연금이 함께하는 ESG의 새로운 길’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국민연금이 한국 ESG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873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운용 자산은 오는 2024년에는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국내주식 등 국민연금이 보유 자산에 어떤 ESG 원칙을 어떻게 적용하는지는 경영계의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이날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의 역할로 기업의 예측가능성 제고와 함께 △국민 요구를 반영한 ESG 체계 개선 △자본 전환을 위한 플랫폼 역할 △ESG 국제질서 형성 등을 들었다. 국민연금의 규모와 영향력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이 내놓는 ESG 정책이 국내 ESG의 기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국민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국민연금 ESG’는 대한민국 ESG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영계, 금융계 등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국민의 요구와 목소리를 들어 국민연금 ESG의 체계와 방법을 보다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산운용 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공유해 한국 경제의 ESG 생태계가 보다 튼튼해질 수 있도록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대한민국의 대표 선수로, ESG의 국제질서 형성에서 참관자나 학습자가 아니라 글로벌 룰 메이커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 12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착한기억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ESG 시대, 책임투자를 고민하다’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ESG는 100년 내다보는 투자…기업 인식도 바뀌어야”

이처럼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책임져야 하는 글로벌 장기투자자로서 주식, 채권 등 다양한 보유 자산군에 대해 순차적으로 ESG 통합전략을 적용해 나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대체투자에도 ESG 요소를 고려해 산림지(팀버랜드·Timberland) 펀드에 1억 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윤리적 경영, 신뢰의 확보, 투자 위험 최소화 등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목소리가 높아져 왔다”며 “글로벌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ESG와 관련된 비재무적 위험의 적극적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가 이사회와 경영진을 견제하지 못한 기관투자자라는 반성이 있었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관투자자와 회사 간 긴밀한 대화와 공감대 형성을 강조하고 실행에 옮기는 국제적 흐름이 형성됐다”며 “영국을 시작으로 세계 주요 자본시장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속속 도입, 확산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경영계의 인식 변화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한국 경영계도 위원회나 전담 조직을 만드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등 ESG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상공회의소나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가 움직이고 있다”고 짚었다. 전경련에 따르면 10대 그룹 중 7개가 이미 ESG 위원회를 만들었고, 나머지 그룹들도 연내에 ESG위원회를 설치할 전망이다.

김 이사장은 “ESG는 공동체에 대한 연대와 책임, 신뢰를 기초로 하는 새로운 질서,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는 촉진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의 ESG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며 “ESG는 비용이 아니라 100년을 내다보는 기업의 가치 향상과 무형자본 강화를 위한 투자로, 회피하거나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행동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1986년 제30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김 이사장은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기획재정부에서 예산과 공공기관 정책을 담당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 한국동서발전 대표 등을 지낸 뒤 지난해 8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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