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선 스마트폰도 안꺼내던 그들‥日 '유연근무제' 도입 바람(종합)

日직장인 5명중 1명 하루 10시간 근무..'세계 최악 조건'
노동인구 감소에 유연근무제 적극 도입.."워키맘 잡고, 생산성↑"
日 노동단체 "일과 업무 경계 모호..근무시간 조절 더 어려워질 수도"
  • 등록 2015-11-27 오후 2:40:46

    수정 2015-11-27 오후 2:40:46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일본은 직장인의 근무시간 긴 걸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경제협력기구(OECD)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직장인의 22%가 일주일에 50시간 이상을 일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10시간씩 근무하는 직장인이 5명중 1명이 넘는다는 뜻이다.

노동시간이 긴 걸로 빠지지 않는 한국의 경우 비중이 19%였다. 일본은 한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악의 노동시간 국가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업무시간 중에 스마트폰도 잘 꺼내놓지 않는다. 회계법인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18세에서 49세 사이의 일본 직장인 가운데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비율은 75%지만, 직장에서 이걸 활용하는 사람은 고작 9%였다.

그런 일본의 회사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의 회사들이 유연근무제 도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의 유명 주류회사 산토리는 현재 3000명 이상의 직원이 일주일에 하루 이상을 회사가 아닌 집이나 다른 장소에서 업무를 본다. 2010년 전까지만 해도 유연근무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전 직원 가운데 10여명에 불과했다. 자동차업체 닛산, 컴퓨터 시스템업체 니혼유니스 등도 원격근무제를 대대적으로 도입했다.

일본 정부도 유연근무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회사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현재 일본에서 일주일에 하루 이상 재택근무를 도입한 회사는 4%에 불과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는 2020년까지 이 비율을 10% 이상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일본이 유연근무제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노동인구의 급격한 감소 때문이다. UN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50년까지 일본의 생산가능 인구는 28% 줄어들 전망이다.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 일단 육아 등의 이유로 회사를 떠난 여성인력을 잡을 수 있다.

BT그룹의 일본지사 대표인 하루노 요시다는 “아침에 화장하고 출근 준비를 하는데 두시간이 걸리는 사람이 집에서 일할 수 있다면 2시간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셈”이라며 “특히 워킹맘에게는 필수적인 제도”라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의 기업은 유연근무제 도입을 꺼려왔다. 회사에 출근을 얼굴을 마주하고 오래 남아서 일하는 게 미덕이라는 문화가 형성됐다. 컴퓨터로 작업한 문서도 꼭 종이로 다시 출력해 보고했다.

일본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단지 11.5%의 일본 회사들만이 각종 원격 통신기기를 활용한 업무기반을 갖춰놨다. 미국의 경우 절반의 회사들이 이런 통신기술을 활용한다.

딜로이트는 일본의 기업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을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일본 경제에 150억달러 규모의 부양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노동인력을 확충하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연근무제 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본의 최대 노조단체인 ‘렌고’의 노동조건부문 수석인 요코 무라카미는 “(스마트폰 등을 일에 활용할 경우 일과 여가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노동시간을 조절하기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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