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딸 붙잡고, 동생은 흉기 들었다… 10대 임신부의 비극

  • 등록 2021-12-08 오후 4:30:07

    수정 2021-12-08 오후 4:46:22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인도의 한 임신부가 가족들이 반대하는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남동생에게 참수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범행을 저지른 엄마와 동생은 사망한 여성의 머리를 들고 셀카를 찍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인도의 한 여성이 여성 대상 폭력에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각) 영국 BBC,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5일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오랑가바드 지역에서 발생했다.

피해 여성인 A(19)씨는 지난 6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교제하던 남성과 도피해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가족들은 A씨와 교제하는 남성이 같은 카스트(인도의 계급제)였지만, 더 가난한 점을 들어 결혼을 반대했다.

결국 A씨는 도피 결혼을 한 이후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지냈다. 다만 A씨는 경찰에 실종신고가 접수되자 가족들에게 결혼 사실을 알렸다.

이후 A씨의 어머니(38)는 딸의 집에 방문해 A씨가 임신 2개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일주일 뒤 어머니는 A씨의 남동생(18)과 함께 다시 딸의 집을 방문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의 범행을 까맣게 몰랐던 A씨는 당시 어머니와 남동생을 위해 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때 남동생은 A씨를 흉기로 공격했다. 남동생이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어머니는 A씨의 다리를 잡고 있었다.

이후 이들은 숨진 A씨의 머리를 들고 셀카를 찍는 등 엽기적인 행동을 취한 뒤 경찰에 범행 사실을 자수했다.

경찰 고위 관계자인 카일라시 프라자파티는 “어머니 또한 똑같이 공모했다”며 “당시 피해자의 남편은 몸이 좋지 않아 집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는 잠들어 있다가 집안이 시끄러워지자 깼다. 남편도 공격을 당했으나 다행히 도망쳤다”라고 전했다.

현재 어머니는 구금됐으며, 남동생은 만 18세 미만이라는 변호사의 주장에 따라 청소년 보호 시설로 보내졌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그가 성인임을 증명하는 증거를 발견했다며 법정에서 이의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아버지도 범행에 가담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현재까지 관련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와 남동생은 오는 13일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한편 외신들은 이 같은 ‘명예살인’으로 인도에서는 매년 수백 명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명예살인은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남성 가족 구성원이 여성을 살해하는 범죄를 이른다. 지난 3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에서는 한 아버지가 자신이 허락하지 않는 남성과 교제한다는 이유로 17세 딸을 참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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