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선복량 90% 이상 축소하는 회생안 검토했다

선박 97척→사선 5척·용선 4척 총 9척으로 축소
글로벌 선복량 순위, 11위→37위 추락할 듯
석태수 사장 "노조와 협의해 동의얻은 뒤 추진할 것"
  • 등록 2016-09-27 오후 3:28:28

    수정 2016-09-27 오후 6:13:35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사옥 로비.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선 기자] 한진해운(117930)이 컨테이너선박 중 90% 이상을 반선(返船) 또는 매각하고 소규모 선대만 남겨두는 회생계획을 검토중이다. 이는 한진해운을 ‘청산’이 아닌 ‘회생’으로 가닥을 잡아 중소 해운사로 명맥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현재 회사가 보유한 컨테이너선 사선(社船) 37척과 용선(傭船) 60척(25척은 이미 반선) 등 총 97척 가운데 9척의 선박만 남기는 회생계획을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복량 글로벌 순위는 현재 11위에서 37위까지 추락하게 된다.

한진해운은 사선으로는 분류돼 있지만 연불(일정한 금액을 해마다 나눠 내는 것)로 매입했기 때문에 뱃값 상환이 다 이뤄지지 않은 선박 29척은 반선하고, 상환을 완료한 8척 중 3척을 매각한 후 5척만 남긴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 안은 빌려쓰는 배 60척은 모두 반선하고 추가로 4척의 컨테이너선을 빌리는 계획도 담았다. 결과적으로 사선·용선을 합쳐 총 9척의 선대를 운영하는 계획이다.

이 계획이 실행될 경우 한진해운은 6655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하나를 실을 수 있는 규모)급 컨테이선 5척, 1000TEU급 선박 4척을 보유해 총 3만7200여TEU 규모의 선대를 운영하게 된다. 이는 현재 선복량 51만8884TEU의 7.2%에 불과한 것으로 우리나라 중견선사 중 하나인 흥아해운(003280) 선복량(4만1690TEU·글로벌 35위)보다 작은 규모다.

한진해운이 이처럼 선대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모든 빚을 털어내고, 건실한 재무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회생을 위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계산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한진해운 선박 자산 중 1280억원 규모 5척만이 자가보유 선박이다. 나머지 4조4300억원 규모 선박 54척은 연불매입한 선박이다.

내부적으로 한진해운의 회생계획 검토안이 알려지자 해상직 노동조합은 반발했다. 사선 대부분이 반선될 경우 750여명 선원들의 일자리 상당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노조는 법정관리인인 석태수 사장과 면담해 회생계획안에 대해 항의했다. 석 사장은 “선박의 반선을 결정할 때 노조와 협의해 동의를 얻은 뒤 추진하겠다”는 대답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해운 노조 관계자는 “사선을 반선하기 위해서는 돈을 빌려준 금융권의 회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데 아직까지는 반선 계획을 제출한 해외 금융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절차는 37척 사선에 대한 실사를 거쳐 실제 값어치를 환산한 후에 이뤄질 것이다. 이번 안은 회사 내에서 건의된 몇가지 회생안 중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 현대상선(011200)이 한진해운의 선박, 인력, 네트워크 등 우량 자산에 대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진해운의 인수 가능 자산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나온 내용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종길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과 교수는 “한진해운 측이 법원 측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기 위해 검토하는 안이긴 하지만 결국은 현대상선의 자산으로 가져올 수 있는 자산을 추리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며 “산업은행이 화주들에게 청산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만 미뤄봐도 한진해운은 회생보다는 청산 쪽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삼일회계법인에 한진해운에 대한 실사를 맡긴 상황이다. 오는 11월 4일 중간보고서가 나온 뒤 최종보고서가 같은 달 25일 제출될 예정이다. 회생이냐 청산이냐는 이 때 사실상 결정된다. 한진해운은 12월초 회생 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회생계획은 내부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고 계획안 제출 시점까지 2달여가 남은 상황이다. 법원의 구체적인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가지 안에 대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회생안에 대에 언급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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