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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내년 세계 경제 흐름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모건스탠리가 17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다만 오는 12월 예정된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추가 부과 여부에 따라 그 속도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진단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2020년 세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3.2%에 달해, 올해 전망치인 3%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그간의 세계 경기침체 원인을 무역갈등이라고 꼽은 뒤 “내년 1분기부터는 무역긴장이 완화돼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정책 부양 효과도 높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회복 시기와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당초 예고했던대로 오는 12월 15일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물릴 경우, 회복기가 내년 1분기에서 3분기로 늦춰질 수 있다고 모건스탠리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14일 중국과의 1단계 무역협상이 거의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중 수입품 관세 폐지를 두고 백악관 내 의견이 나뉘고 있고,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500억달러어치 농산물 구입을 꺼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협상 결렬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얘기다.
미중 1단계 무역협상이 타결되는 등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가 지연·취소되고 세계 경제가 예상 경로대로 흘러갈 경우엔, 내년 1분기부터는 회복세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모건스탠리 측의 설명이다.
모건스탠리는 “7분기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무역긴장 완화와 통화정책 완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전 세계 32개 중앙은행들 중 20곳이 기준금리를 내렸고, 추가 완화가 기대된다. 세계 가중평균정책금리도 내년 3월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총 0.75%포인트(각 0.25%포인트) 금리를 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내년엔 안정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모건스탠리는 추정했다. 나아가 인플레이션이 2.5%에 도달하게 되면 연준은 2021년 하반기 2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