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주식형과 채권형 등 유형을 막론하고 설정액이 1조원을 넘는 펀드는 총 10개다. 지난해 초 16개에 달했던 공룡펀드는 1년이 지난 올 초 14개로 감소하더니 이제는 한자릿수까지 줄어들 상황에 처했다.
올 들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5조2700억원,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2조4000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국내 채권형펀드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유형의 펀드에서 자금이 줄줄이 새어 나가고 있는 탓이다.
이런 와중에 공룡펀드들의 세대교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 초만 해도 설정액 기준으로 6위 규모였던 ‘신영밸류고배당(주식)C형’이 몸집을 크게 키우며 단숨에 국내 최대 펀드로 등극했다. 연초 1조5000억원에 못 미쳤던 이 펀드의 설정액은 9개월여 만에 2조65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올 들어 무려 1조13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배당주 펀드의 투자 매력이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는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후 정부가 배당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배당주 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신영밸류고배당(주식)C형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2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들인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 1(채혼)’은 새롭게 공룡펀드 반열에 올랐다. 채권혼합형 펀드로는 유일하게 설정액 1조원을 넘었다.
반면 올 초까지만 해도 최대 펀드 자리를 유지했던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는 같은 기간 설정액이 2조5100억원에서 1조6700억원대로 대폭 줄어들며 3위로 떨어졌다. 지난 3월부터 환매가 계속되면서 88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유출됐다.
대형 성장주 펀드인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2(주식)(A)’와 ‘신한BNPP봉쥬르차이나 2[주식](종류A)’, ‘한국투자네비게이터 1(주식)(A)’,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1(주식)(C 1)’ 등도 적게는 1000억원대, 많게는 3000억원대가량의 자금이 유출되면서 설정액 순위에서 뒤로 밀렸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배당주나 가치주 펀드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상대적으로 대형 성장주 펀드의 자금 유출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