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룸 90% 할인"..코로나 재확산에 '눈물의 떨이' 나선 호텔업계

600만원짜리 최고급 특실 단돈 60만원에 팔리기도
거리두기 강화에 여름 특수는커녕 공실 우려 커져
일부 호텔, 뷔페 레스토랑 운영 중단하기도
  • 등록 2021-07-22 오후 2:34:22

    수정 2021-07-22 오후 10:03:53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평소 하룻밤 600만원(토요일 기준)을 호가하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최고급 특실)을 60만원에 묵을 수 있다고?”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모처럼 ‘7말8초’ 여름 휴가철 성수기 특수를 기대했던 국내 호텔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대규모 공실 우려감이 증폭되는 가운데 신세계그룹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부티크(4성급) 호텔 ‘레스케이프’가 정상가 대비 90% 할인된 가격에 단 하나뿐인 프레스티지 객실을 내놓는 극약처방을 꺼내 들었다.

레스케이프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내부. (사진=조선호텔)
130m²규모의 이 객실은 19세기 프랑스 귀족의 저택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톤의 고풍스럽고 우아한 응접실, 아늑한 침실(킹 사이즈), 미러 장식의 드레스 룸, 로맨틱한 욕실 등을 갖췄다. 원래는 평일 560만원, 주말 600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 호텔에서 ‘레스케이프 스위트룸’(800만원대)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싼 방이다.

레스케이프호텔은 지난 19일 오픈 3주년을 기념해 이 같은 최고급 특실을 선착순 3명에게 한정 특가에 판매하겠다고 일부 고객들에게 알렸지만 빈방이 적지 않았던 듯 못 이긴 척 추가 신청을 받았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고객들이 안전한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선물과 같은 개념으로 제공한 혜택”이라며 “총 10실 예약을 마감했다. 다만 취소율 증가 등으로 영업이 어려워져 진행한 행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해명에도 호텔업계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눈물의 떨이’가 재등장했다”면서 근심 어린 표정을 짓고 있다.

특급호텔들은 지난해 초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반값 할인은 물론이거니와 60%, 70%, 80%로 점차 방값을 낮춘 바 있다. 급기야 90% 할인 패키지까지 선보였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롯데호텔 월드’는 작년 3~4월 주중 스위트 객실을 정상가 대비 최대 90%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헬시하우스 패키지’를 판매했다. 객실별로는 슈페리어 스위트룸 패키지(29만원), 디럭스 스위트룸 패키지(37만원),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패키지(50만원) 등이다. 가장 저렴한 슈페리어 스위트룸 정상가는 단품 기준 80만원대로 이를 90% 에누리해 패키지 금액에 포함시켰다.

레스케이프호텔. (사진=프레스티지고릴라)
호텔업계는 지난달만 해도 식음(F&B) 업장을 중심으로 영업이 정상화되는 추세였다. 백신 접종 본격화를 계기로 여행 재개 기대감이 감돌면서다. 하지만 이달 들어 델타변이 유입으로 연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특히 지난 12일부터 수도권에 적용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신규 예약 문의는 뚝 끊긴 대신 예약 취소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수도권 호텔과 리조트의 평일 투숙률은 5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포시즌스’ 호텔 등은 아예 점심·저녁 뷔페 레스토랑 운영을 모두 중단했다.

‘오픈빨’(개점 초기 손님이 몰리는 현상)을 노렸던 신축 호텔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중이다. GS리테일 계열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나인트리 프리미어 서울 판교’는 지난 1일, ‘힐튼 가든 인 서울 강남’은 지난 15일 각각 문을 열었다. 모두 여름 특수를 겨냥해 동급 최강의 수영시설을 설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한 곳들이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란 불청객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문제는 방역 지침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오는 25일까지 수도권에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처를 2주간 연장하는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더 강력한 ‘4단계 플러스알파(+α)’ 조치를 시행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호텔 관계자는 “마땅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저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했다.

(사진=롯데호텔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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