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불참(종합)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국제공항에 운영하고 있는 면세점 전경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 한화갤러리아가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을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갤러리아는 29일 ‘인천국제공항 3기 면세사업권 입찰 참가 신청서’를 인천공항 측에 제출했지만 다음날인 30일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자격을 상실했다. 사업제안서에는 임대료 액수와 면세점포 운영 계획 등을 포함하도록 되어 있다.

29일 의향서를 제출한 입찰 참여 업체는 대기업 구역에 롯데·신라·신세계·한화 국내 유통 4개사를 비롯해 태국 면세점 킹파워 그룹 등 7곳, 중소·중견기업 구역에 동화면세점·듀프리 자회사 등 7곳이었다.

입찰에 참여한 국내 대기업 가운데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은 회사는 한화가 유일하다.

한화갤러리아는 그동안 인천공항 입성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수익성 등을 검토한 뒤 입찰 참여를 판단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의향서를 제출한 뒤에도 “그동안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해온 것이 사실이라 의향서를 냈다”며 “본입찰 등 자세한 상황은 30일로 예정된 사업제안서 제출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 관계자는 “경쟁사 동향을 봤을 때 당사가 예상했던 운영비 감수 범위보다 최종 입찰가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그동안 인천공항면세점 운영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지만 초도사업자로서 부담이 높다는 판단이 들어 최종적으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3차 입찰 제안요청서를 보면, 공사는 공항 여객터미널과 탑승동에 걸친 총 1만7394㎡ 면적의 면세영업장(12개 구역 구분)의 최저 수용금액으로 7086억3585만원을 제시했다. 단위 면적으로 환산하면 1평(약 3.3㎡)당 무려 1억3천444만원에 이른다. 이는 롯데·신라·관광공사 등 현재(2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점·운영업체들이 내는 연간 임대료(2013년 기준 6천150억원)보다 15% 정도 많은 수준이다. 운영권을 따낸다고 해도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다.

현재 제주국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는 기존 제주공항 면세점사업에 일단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과정에 참여한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를 제외하고 의향서를 제출한 업체 대부분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며 “막판까지 경쟁사 동향을 살피는 등 눈치 경쟁이 치열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사업제안서를 제출해 심사를 통과한 소수 업체는 다음 달 초께 면세점 운영 역량·계획 등을 소개할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얻는다. 최종 낙찰자는 각 업체가 써낸 임대료 액수(40%)와 사업내용 평가(60%)를 기준으로 선정된다. 최종 사업권자는 빠르면 내달 설 연휴 전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을 따낸 기업은 향후 5년간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이번 입찰은 총 12개 구역으로 나뉜 면세 영업장 중 8개는 대기업 몫으로, 나머지 4개는 중소·중견 기업의 몫으로 배정된다. 4개의 중소·중견기업 구역은 한 업체의 구역 중복입찰이 불가능하지만 8개 대기업 구역은 중복 입찰이 허용된다. 최종 입점 대기업 수는 3~4개가 유력한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