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건물 독식한 부영…배경은 막대한 현금 보유력

이중근 회장 결단력 주요하게 작용
주택임대업에서 오피스·호텔 등 사업 '다각화'
늘어나는 부채비율은 '우려'
  • 등록 2016-08-24 오후 3:06:29

    수정 2016-08-24 오후 3:06:29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부영그룹이 삼성생명 태평관 본관을 사들인 데 이어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 역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부영이 이처럼 매입 비용만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프라임급 건물을 잇달아 매입할 수 있는 배경은 막대한 현금 보유력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임대주택으로 성장한 부영은 꾸준한 현금 유입이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히는 회사다.

2015년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부영의 총 자산은 13조 1073억원이며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5조 4714억원이다. 여기에 이중근(사진) 부영그룹 회장 개인 재산도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주택 한 우물 파 현금 부자 등극

서민들의 보금자리인 임대주택 건설사업은 일반분양과 달리 단기간 큰 이익이 얻기는 힘들지만 미분양 위험이 낮아 사업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주택시장이 부진할 때도 부영은 임대주택이라는 틈새시장을 독점하며 오히려 덩치를 키웠다.

여기에 입주 5·10년이 지나면 임대기간이 만료되고 분양을 할 수 있게 되는데 이때 또 다시 막대한 현금을 챙길 수 있다. 부영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부영주택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영업활동에서 6조 7929억원의 현금흐름을 창출했고 이를 재원으로 공사비 4조 4374억원을 충당했다. 또 2013년 정부가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하면서 내년까지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을 중단키로 했지만 이미 부영은 상당한 규모의 사업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부영은 지난해 10월부터 인천 송도 대우자동차판매 부지, 강원 태백 오투리조트, 경기 안성 마에스트CC, 제주 더클래식CC 등을 사들이며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까지 매입하면 올해 인수 금액만 이미 1조원이 넘어서는 셈이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길 부영 본사 ⓒ부영
각종 투자로 사업다각화 노려..안정성 훼손될까 우려

안정적인 임대주택 사업을 두고 최근 부영이 투자를 늘리고 있는 데에는 이 회장의 결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로 76세인 이 회장은 현재도 주말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현장을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각종 인수·매입 경쟁에서 다른 경쟁자를 제치고 높은 가격을 써낼 수 있는 것은 오너인 이 회장의 판단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 매입에도 부영은 신한카드(4200억원)보다 약 300억 높은 4500억여원을 써내 우선협상 대상자 자격을 따냈다.

이런 투자를 바탕으로 부영은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가시화돼 있는 사업은 빌딩 임대업이다. 부영이 먼저 사들인 삼성생명 태평로 건물은 이달 말께 잔금을 지르고 등기업무가 완료되는데, 본관 리모델링 작업을 앞둔 한국은행이 임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성수동 뚝섬과 중구 소공동, 제주중문단지 일원의 호텔건립을 추진하고 있고 골프·리조트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또 화성 동탄 4600가구, 마산 월영 4300가구 등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자체 분양사업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정부가 공공택지 공급을 줄이고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정책을 활발하게 펴면서 임대주택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 것에 대한 대비책으로 보인다.

다만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15년 재무제표 기준 부영의 부채비율은 438%로 1년 전보다 76%포인트 증가했다. 사업다각화로 인한 투자 지출이 큰 폭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런 사업 다각화에는 대규모 초기 투자자금이 소요되는 한편 투자자금 회수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데다가 경제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좌우된다. 부영의 대표적인 장점인 ‘안정성’이 훼손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주택시장의 호황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향후 회사 재무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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