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골프행사(LPGA) 참석차 하와이로 떠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그룹의 오너이자 수장인 신 회장의 귀국으로 롯데그룹은 물론 업계 안팎의 시선이 신 회장의 입으로 쏠리고 있다. 실추된 그룹이미지 쇄신을 위해 신 회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 지 주목되기 때문.
신 회장이 떠난 후 롯데홈쇼핑 납품비리 사건은 급물살을 탔다. 지난 14일 신헌 롯데쇼핑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환 조사를 받은 이후 16일 검찰은 신 대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신 회장이 이번 사태를 빨리 정리하기 위해 신헌 대표의 거취에 대해 가장 먼저 언급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다.
신 회장은 지난주 그룹의 대대적인 비리 감사를 지시한 바 있다. 롯데정책본부 개선실 주도로 이뤄지는 이번 내부 감사는 문제가 된 롯데홈쇼핑을 시작으로 전 계열사로 확대한다.
그룹 분위기도 침울하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까지 거론될 정도다. 현직 대표가 구속될 위기에 처한 롯데쇼핑 측은 “이미 각 부문장과 임원들을 중심으로 사업 추진 등에 문제가 없도록 대응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대표 한 사람의 부재로 당장 경영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모르겠지만, 대기업은 시스템으로도 움직인다”고 말했다.
계열사 역시 마찬가지다. A사 한 고위 임원은 “창사 이래 이런 (비리) 사건은 처음이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지만, 동요는 없다”며 “오히려 롯데쇼핑 대표 교체 등 후속 조치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롯데쇼핑 차기 대표에 대한 구체적인 하마평까지 나돌고 있다.
또 다른 B사 임원은 “국내 경기 불황으로 당장 올해 사업 목표 점검과 내부 사업 추진 등으로도 바쁜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는 개인 비리로 보고 있기 때문에 더는 확대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