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M&A 규모가 총 8110억달러(약 897조 91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부양책으로 인해 자금조달 비용이 싸진데다 글로벌 증시도 상승랠리를 보이면서 판을 키우고 있다.
제약업계 M&A ‘최대’..절세형+생존형
지난해부터 M&A 시장은 제약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미국 제약사들이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 기업을 인수한 후 그쪽으로 본사를 이전, 세금을 낮추려는 절세형 목적이 한 축을 이뤘고 주요 제품의 특허만료가 돌아오면서 아예 신약 개발능력을 갖춘 회사를 통째로 사들이는 생존형 M&A도 늘고 있다.
스티브 월리처 바클레이즈은행 부회장은 “역사적으로 적대적 인수는 높은 위험을 지니며 이 중 성공하는 비율은 20% 수준”이라고 경고하서도 “낮은 대출이자와 저평가된 자산가격으로 M&A의 매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美 주도의 자문사없는 대규모 M&A ‘봇물’
|
FT는 이 거래가 올해 나타나고 있는 M&A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주도, 대형 거래 선호, 자문사 없는 독립자문 등 세 가지다.
1분기 전체 M&A 거래 중 미국에서 성사된 거래는 전년동기대비 30% 증가한 3990억달러로 절반에 이르렀다. 반면 유럽은 작년 동기보다 4% 하락한 1680억달러에 그쳤고, 아시아는 63% 증가한 1940억달러를 기록했다. 경제 회복을 자신하고 있는 미국이 M&A 시장을 주도한 셈이다.
전체 거래 건수는 8669건으로 지난해 9072건보다 적었지만 규모는 21% 늘었다. 즉, 대형 거래가 많았다는 얘기다.
특히 과거와 달리 대형 자문사를 참여시키지 않고 기업 스스로가 자문사 역할을 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1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대형 M&A였던 하인즈의 크래프트 합병에 대형 투자은행들의 이름은 없었다.
케이스 포스건 언스트앤영(EY) 아시아금융 서비스 부문장은 “M&A 거래에서 중개자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며 “많은 참여자들이 자체 M&A 인력을 늘리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점점 일반화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