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우크라에 군대를 보내지 않을까[궁즉답]

①이웃도 주요 파트너도 아닌 우크라…안보 실익 없어
②과거 군사개입 실패 맛본 바이든, 불개입 선호
③미 국민, 먹고 살기도 힘든데 유럽서 전쟁 원치 않아
④핵전쟁 확전 등 제3차 세계대전 우려
  • 등록 2022-02-28 오후 3:15:48

    수정 2022-02-28 오후 3:15:48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 러시아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우크라이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 도움과 지원을 적극 요청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를 강력 규탄하고 나섰지만 직접적 군사적 개입에는 명확하게 선을 긋고 있습니다. 미국은 왜 우크라이나에 군 병력을 직접 파견하지 않는 걸까요?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A : 영국 BBC방송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직접 파병을 파지 않는 이유로 △미 국가안보에 실익이 없다는 점 △군사 불개입주의적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개인적 성향 △전쟁을 원하지 않는 미 국민들 △핵전쟁 확전 우려 등 네 가지를 꼽았습니다.하나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사진=AFP)
이웃도 주요 파트너도 아닌 우크라…안보 실익 없어

미국에게 있어 우크라이나는 인접한 이웃 국가도, 강력한 동맹 국가도 아닙니다. 우크라이나엔 전략적인 석유 매장량도 없고 미국의 주요 교역 파트너도 아닙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는 미군 부대가 주둔해 있지도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전쟁이 발발하면 자동 개입하는 이른바 ‘인계 철선’(引繼鐵線ㆍtripwire)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물론 미국이 국가안보에 실익이 없더라도 전쟁에 개입한 전례가 있습니다. 1995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옛 유고슬라비아 붕괴 이후 발발한 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1년 인도주의 및 인권보호 차원에서 리비아 내전에 병력을 투입했고,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1990년 8월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법치주의를 수호한다는 명분 하에 이듬해인 1991년 1월 ‘사막의 폭풍’ 작전이란 이름으로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러시아의 위협을 설명할 때 전직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평화·안보·국제 원칙 등과 같은 용어를 언급했지만, 군사 대응이 아닌 경제 제재를 택했습니다.

과거 군사개입 실패 맛본 바이든, 불개입 선호

바이든 대통령이 군사 불개입주의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입니다. BBC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랜 기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미국의 군사 개입이 해외에서 좋은 결말을 맺지 못한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그는 1990년대 발칸 반도의 인종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미군의 군사 행동을 지원했고, 2003년 미군의 이라크 파병에 표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하면서 이후로는 군사 개입을 경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부통령으로 일했던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인도주의적 재앙에도 불구하고 리비아에 대한 미군 파병이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군 추가 파병을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아예 미군을 철수시켰습니다.

BBC는 바이든 대통령과 20년 동안 함께 일하며 그의 외교 정책을 만들어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국가안보를 군사개입주의보다는 기후변화, 글로벌 질병 퇴치, 중국과의 경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미 국민, 먹고 살기도 힘든데 유럽서 전쟁 원치 않아

무엇보다 미국인들이 전쟁을 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AP통신과 미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최근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2%가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군사 개입을 반대했습니다.

미국인들은 당장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자신들의 주머니가 더 걱정인데, 동맹도 아닌 유럽의 한 국가에서 자국 젊은이들이 희생되는 걸 반길 리 없습니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 개입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크라이나를 보호할 국제조약상 의무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협정(5조)에서 회원국이 공격을 받으면 나토 전체가 방어할 것을 규정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아직 회원국이 아닙니다. 미국 입장에선 자국 젊은이들을 희생해가며 비회원국 안보까지 챙길 이유도 근거도 없는 셈이지요.

핵전쟁 확전 등 제3차 세계대전 우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핵무기를 보유한 초강대국들 간의 충돌을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 온라인 매체 복스도 “1991년 이라크와 2022년 러시아의 상황에 많은 유사점이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 핵무기 실전 배치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입니다. 러시아는 약 6000개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미군과 러시아군이 직접적으로 충돌해 세계 전쟁으로 비화할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는 이달 초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의 군사 충돌과 관련해 “테러리스트 조직을 다루는 것과는 다르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군대 중 하나를 상대하는 것”이라며 “이는 매우 어려운 상황일 뿐더러 상황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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