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 전략가 중 한 사람인 샹빙(項兵·53·사진) 장강상학원(長江商學院·CKGSB) 총장은 24일 이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CKGSB는 아시아 최고 부호인 리카싱(李嘉誠) 청쿵(장강)그룹 회장이 2002년 베이징에 설립한 중국 최초의 비영리 사립 경영대학원이다.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창립자, 리둥성(李東生) TCL그룹 회장, 푸청위(傅成玉) 중국석유화공(SINOPEC) 회장 등 중국의 대표적 기업인들이 이 학교 출신이다.
샹빙 총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1조2119억달러이고 한국 GDP가 1조4351억달러를 기록했다며 중국이 7%대 성장을 2년 연속 유지할 경우 한국 경제규모에 버금가는 경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이다.
그는 “중국경제는 혁신없이 규제 완화만으로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면서 “미국은 구글과 우버, 페이스북 같은 기술기업의 혁신 없이 성장이 어렵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샹빙 총장은 또 샤오미(小米) 등 중국기업이 서구 선진기업의 기술을 베끼는 모방전략을 구사한다는 지적에 반기를 들었다.
“모든 기업이 혁신에 목을 맬 필요는 없습니다. 혁신에는 위험이 따르지만 모방은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죠. 혁신은 훌륭한 리더, 비전, 자금, 조직능력 그리고 행운이 따를 때 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혁신과 모방은 기업 상황에 따라 진행하면 됩니다.”
그는 이어 “오늘날 성공한 한국과 일본기업도 모방에서 시작했다”며 “장기적으로 혁신은 중요하지만 당장 모두가 혁신을 쫓을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기업가들은 전체 수익의 70~80%를 가져가고 있어 부(富)의 재분배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중국 정부가 국방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다보니 빈곤층 확산이 부차적인 문제가 됐다. 이는 미국보다 더 심한 자본주의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기부 문화 확산과 복지제도·연금제도 개선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