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들은 콘텐츠 보호를 위해 암호기술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 문제와 TV 제조 단가 상승(해외에서 직접 구매한 UHD TV 수신 불가), 케이블방송 셋톱박스 원가 상승, 재송신 협상에 미치는 영향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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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사들은 국제표준(ATSC3.0)과 다른 한국형 TV 수상기를 따로 제작해야 하고, 케이블TV업체들도 자사의 셋톱박스에서 지상파 수신제한시스템(CAS)를 푸는 복호화 모듈을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원가가 상승한다.
따라서 6월 29일로 예정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총회 때 암호화가 적용된 ‘지상파 UHD 송수신 정합 표준’이 채택될지 관심이다. TTA 총회는 각 회원사 투표로 표준 채택 여부를 정하는데 총투표수(523표)의 3분의 2 이상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단체표준(민간표준)이 된다.
KT(030200) 100표, SK텔레콤(017670)과 삼성전자(005930)가 각각 77표, LG유플러스(032640) 30표, LG전자(066570) 33표, 케이블TV 업계 6표, KBS 2표, MBC와 SBS(034120) 각각 1표 등의 순으로 권리를 갖고 있어 해당 표준이 부결될 수도 있다. 지상파외에는 UHD 표준에 암호화를 넣는데 적극 찬성하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잡한 정세를 고려했을 때 표준이 통과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체 표수의 39.5% (207표)를 가진 통신 3사가 입장을 정하지 않았고, 21%(110표)를 가진 삼성과 LG도 ‘추가 정책 협의가 필요’하다는 애매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TTA 단체표준은 민간표준일 뿐 정부 고시에서는 재송신 정책 등 몇 가지 이슈를 점검해 지상파 UHD에 암호화 적용여부를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지만, 업계는 TTA 표준이 되는 순간 사실상 국내 표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