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1조 못 만들면 `법정관리`..채권단에 맡겨진 운명

한진해운, 25일 자구안 제출 예정
용선료 조정+선박금융 30% 상환유예 전제로 1조 모자라
"1조 못 만들 경우 채권단이 추가 자금 지원 또는 법정관리 결정"
  • 등록 2016-08-25 오후 2:19:09

    수정 2016-08-25 오후 2:22:49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진해운에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한진해운은 25일 오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내년까지 모자라는 부족자금 1조원을 메우는 자구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한진해운의 대주주인 대항항공은 그동안 유상증자를 통해 4000억원의 자금만 마련할 수 있겠단 입장을 보인터라 자구안을 마련하더라도 이보다 소폭 증액된 액수일 것으로 보여 사실상 1조원을 모두 메우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자구안을 토대로 추가 자금을 넣을지, 아니면 법정관리로 보낼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의 운명이 채권단 손에 맡겨지게 된 셈이다.

산은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자구안을 가져오면 이를 토대로 채권단에서 부족한 자금을 지원할지 말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그동안 금융당국과 산은은 한진해운이 부족한 자금을 100% 마련해와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터라 추가 자금을 지원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관계자는 “땡전 한 푼 안 주겠다는 것은 아니다. 몇 백억원선은 지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채권단이 추가 자금을 지원하지 못하겠다면 (한진해운은) 법정관리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측에서 1조원 가까운 자금을 마련했을 때에야 일부 모자란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즉, 수 천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일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9월 4일 자율협약이 종료되는 만큼 한진해운 자구안이 채권단 성에 차지 않더라도 반려하는 일 없이 부족 자금을 지원하거나 법정관리로 가거나 둘중의 하나로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로선 한진해운이 부족자금 1조원을 모두 마련해올 가능성이 낮아보인다.

한진해운은 당초 용선료 20% 또는 30% 조정을 전제로 내년까지 1조~1조20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후 한진해운은 부족자금을 줄이기 위해 해외 선박금융 상환유예를 추진해왔는데 전체의 30% 상환유예를 전제로 부족자금이 7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2분기(4~6월) 2120억원 규모의 당기순적자를 기록하면서 부족자금 규모가 또 다시 1조원으로 늘어나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용선료가 20% 후반대로 조정되고, 선박금융이 30% 가량 상환유예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선박금융이나 용선료 협상이 제대로 안 될 경우 부족자금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한진해운은 5월초 자율협약 체결 전 4112억원의 유동성 방안을 마련해 채권단에 제출했으나 일부 자금만 확보돼 유류비, 용선료 등이 연체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은 4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겠단 입장을 보여왔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단 상황까지 몰려있기 때문에 유상증자 액수를 더 늘릴 가능성도 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늘려봤자 1000~2000억원 늘린 5000~6000억원 수준이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이미 대한항공은 2분기에 한진해운 보유지분으로 인해 765억원의 지분법 손실 및 328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하는 등 주가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사재를 출연하는 방법도 제기될 수 있으나 이미 1조원 이상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수 천억원대의 자금을 메우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전제 조건인 글로벌 해운동맹(디 얼라이언스) 가입은 완료했으나 용선료 조정 협상 및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등의 숙제가 남아 있다. 다만 이러한 전제 조건들은 한진해운의 자구안이 채권단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에 채권단이 납득할 만한 자구안을 마련해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