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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회의 ‘I/O’를 열고 보급형 단말기를 위한 안드로이드 경량 버전인 안드로이드 고를 발표했다. 이 플랫폼은 1GB 이하 램(RAM)을 갖춘 단말기에서 실행되며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 제공에 중점을 뒀다.
구글 측은 “유튜브 고, 크롬 같은 앱이 안드로이드 고를 통해 더 적은 메모리, 데이터를 소모하도록 최적화됐다”며 “향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안드로이드 고 전용 앱들을 위한 섹션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안드로이드 단말수는 20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구글이 중저가 단말기를 중심으로 또다른 이용자 확보를 위한 행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는 올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업체를 중심으로 변형 안드로이드 OS인 ‘인더스 OS’ 등이 널리 퍼지고 있는데 구글이 노리는 시장이 이쪽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005930) 쪽에 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직접 개발한 모바일 OS ‘타이젠’을 개발도상국, 특히 인도에서 강력히 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삼성전자는 타이젠 탑재 중저가폰 ‘Z2’를 출시했다. 지난 16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를 열고 ‘타이젠 4.0’을 발표하면서 모바일 OS 사업의 끈을 놓지 않았음을 강조한 바 있다.
중국에서 토착 업체들의 성장에 기를 못 펴고 있는 삼성에게 인도는 중요한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7.1%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미 우위를 점유한데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인도 시장은 더욱 놓칠 수 없다.
애틀러스리서치 측은 “인도 같은 신흥국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플랫폼 업체들의 경우 구글의 이번 행보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타이젠폰을 출시 중인 삼성전자는 판매량 확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신흥국이 스마트폰 시장의 주요 성장축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안드로이드 고 발표가 글로벌 시장판도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지 주목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