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리스 투표결과가 나오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의 뜻을 전하면서 양국 간 협력강화에 대해 논의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 경제제재를 받은 러시아가 내심 그리스의 도발을 반긴 것이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이날 치프라스 총리에게 축하 편지를 보냈다. 카스트로는 이번 국민투표 결과에 대해 “훌륭한 정치적 승리”라고 평가하고 “남미와 카리브해 국민들은 외부 침략에 맞서 정체성과 문화를 지킨 그리스에 존경을 보낸다”고 말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도 축하의 뜻을 밝혔다.
그리스 국민이 유로존 체제에 정식으로 반기를 들면서 그동안 산발적으로 불거졌던 반(反)EU 정서가 전면에 부상하는 모습이다. 남유럽에서 주로 지지를 얻었던 포퓰리즘이 덴마크, 핀란드, 영국 등 북유럽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독일이 독재에 가까운 리더십으로 유로존을 이끌어온 데에 따른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유로존 통합때만 해도 조력자 역할이었던 독일은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홀로 높은 성장을 구가하면서 독보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유로존 문제 해결사로서 독일은 늘 원칙론을 고수했고 재정위기국에는 예외 없이 긴축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긴축 대상국의 반발은 불가피했다. 한때 독일 나치정권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역사적 배경도 반감을 높였다.
이같은 반EU 정서를 타고 유로존에서 ‘제 2의 치프라스’가 잇달아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올해 10월 총선을 치르는 포르투갈에서는 그리스의 시리자와 성격이 비슷한 사회당이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이어 12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스페인에서는 긴축 반대를 강력하게 외치고 있는 이글레시아스 당수가 급부상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