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곧대교 건설사업, ‘환경문제’ 난관…철회 요구 빗발

시흥시, 민간투자로 배곧대교 추진
한강유역환경청 '입지 부적절' 의견
인천시 습지보호 대안 마련 요구
환경단체 '갯벌 훼손 우려' 반발
시흥시 "피해 최소화 방안 마련할 것"
  • 등록 2021-01-21 오후 1:53:08

    수정 2021-01-21 오후 1:53:08

배곧대교 조감도. (자료 = 시흥시 제공)


[경기·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경기 시흥시가 민간투자로 추진하는 배곧대교 건설사업이 환경문제로 난관에 봉착했다. 한강유역환경청이 환경피해 우려로 부적절 의견을 내고 시민단체가 사업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가운데 시는 강행할 의지를 보여 갈등이 커지고 있다.

21일 시흥시와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4년 민간업체의 제안으로 배곧대교 건설사업을 시작했고 2016~2017년 사업시행자 공모를 통해 배곧대교㈜(현대엔지니어링 등 5개 업체가 참여한 특수목적법인)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지정했다. 지난해 2월에는 배곧대교㈜와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하고 배곧대교 건설을 본격화했다.

이 사업은 시흥 정왕동 배곧신도시에서 인천 연수구 송도11공구까지 갯벌·바다 위로 1.89㎞ 구간의 다리(왕복4차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대교를 개통하면 송도국제도시와 서울대 시흥캠퍼스의 이동 시간은 승용차로 기존 20분 안팎에서 10분으로 줄고 버스는 60분 이상에서 25분으로 단축된다. 그러나 다리 하부 공사 때문에 갯벌 훼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강유역환경청 ‘입지 부적절’ 의견 제시

시는 지난해 11월 배곧대교㈜가 마련한 전략·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한강유역환경청(환경청), 인천시 등 유관기관 10곳에 제출했고 현재 각 기관과 협의 중이다. 평가서 초안에 대해 환경청은 최근 ‘입지 부적절’ 의견을 냈고 인천시도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환경청은 해당 사업 구간에 습지보호지역과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송도갯벌이 포함돼 훼손 우려가 있고 철새도래지 등에 환경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입지 선정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인천시도 같은 이유로 대안 제시를 요구했다. 평가서 초안에는 습지보호지역 영향, 조류 충동 등의 문제가 지적됐다. 다리 공사로 인한 습지 점용면적은 2만1152㎡에 해당될 것으로 조사됐다.

시흥시는 다음 달까지 대안 등을 보완해 평가서 본안을 환경청에 제출하고 계속 협의할 예정이다. 환경청이 습지훼손 문제 등으로 사업추진을 부동의할 경우 시흥시는 배곧대교 실시계획을 승인할 수 없다. 인천시가 요구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도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다.

환경영향평가법상 시흥시와 사업시행자는 인천시와 평가서 본안을 협의할 의무가 없지만 배곧대교를 인천지역 도로에 연결하려면 인천시와의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송도갯벌을 훼손하지 않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환경단체 “갯벌 훼손 안돼”…사업 철회 요구

인천과 시흥지역 환경단체들은 환경피해를 우려하며 배곧대교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송도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보전대책위원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송도갯벌(6.11㎢)은 습지보전법에 의해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며 “승용차로 10분을 일찍 가기 위해 갯벌을 훼손할 수는 없다. 시흥시는 배곧대교 계획안을 전면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시흥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논평을 통해 “송도갯벌은 인천 내륙의 마지막 갯벌로 물이 맑고 어종이 풍부해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곳이다”며 “철새이동경로에 있는 송도갯벌은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등 천연기념물과 법정보호종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철새가 찾아 생태·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협의기관인 한강유역환경청이 입지 부적절 의견을 낸 만큼 단 몇 분 빨리 가기 위한 다리 건설로 저어새를 비롯한 수많은 멸종위기종 철새들의 터전이자 마지막 남은 갯벌을 망가뜨리는 사업은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사업시행자와 보완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평가서 본안에 환경피해 최소화 방안을 반영하고 환경청의 동의를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측은 “습지훼손을 방지할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배곧대교 사업을 시흥시와 협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시흥시는 오는 4월까지 환경청과의 협의를 완료하면 6월 실시계획을 승인하고 올 하반기(7~12월) 착공할 예정이다. 준공은 2025년 하반기 목표이다. 배곧대교㈜는 30년간 운영한 뒤 운영권·관리권을 시흥시에 넘길 계획이다. 소유권은 준공과 동시에 시흥시로 넘겨진다. 사업비는 민간투자로 1904억원이 소요된다. 배곧대교 통행료는 소형승용차 기준으로 2014년에 1295원으로 산정됐고 준공 시점에 물가인상률을 반영해 다시 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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